포르투갈 태생 목축견 보비의 세계 최고령 개 타이틀이 박탈됐다. 기네스 협회는 보비의 생년월일을 그대로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지난해 2월 내준 인증을 거둬갔다.

기네스 협회는 22일 공식 X를 통해 세계 최고령 개로 인정받다 지난해 10월 21일 무지개다리를 건넌 보비의 공인 기록(31세 165일)을 무효 처리했다고 발표했다.

하페이루 두 알렌테주 순종으로 알려진 보비는 지난해 1월 9일 기네스 협회로부터 세계 최고령 개(당시 30세 243일)로 인증됐다. 기네스 협회는 마이크로칩 상으로 1992년 5월 11일 출생이라는 보비 가족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2023년 1월 세계 최고령견 타이틀을 땄던 보비 <사진=세계 기네스 협회 공식 X>

개가 31년 넘게 살았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SNS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과학계에서는 하페이루 두 알렌테주 종을 비롯한 목축견, 나아가 개 전체의 수명이 어느 정도인지 논쟁이 벌어졌다. 수의사들은 보비가 평생 한 주인과 지냈고 드넓은 목장에서 다른 동물과 소통하며 스트레스 없이 지낸 것을 장수의 비결로 꼽았다.

다만 보비가 죽고 나서 얼마 안 가 인증에 허점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부 수의사는 보비의 움직임에 전혀 문제가 없고 31년 넘게 산 노령견으로 절대 보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보비의 다리털 색깔이 강아지 때와 너무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기네스 협회는 보비의 생년월일을 주인도 입증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 1월 6일자로 보비의 기네스 인증을 정지 처리하고 조사를 벌여온 기네스 협회는 최종적으로 31세 165일이라는 나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생전의 보비. 주인은 보비가 천연 사료를 평생 먹었고 스트레스가 덜한 환경에서 매일 마음껏 뛰어놀았다고 주장했다. <사진=세계 기네스 협회 공식 인스타그램>

협회 관계자는 "보비가 장착한 칩에 근거해 세계 최고령 개로 인정했지만, 조작되지 않았음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었다"며 "인증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음을 인정하며, 어떤 개가 세계 최고령 타이틀을 갖게 될지 현재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페이루 두 알렌테주 순종은 원래 10년에서 15년을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명 논란이 일자 보비의 주인은 "평생 보비에 생식을 먹였다는 우리 가족의 인터뷰를 의식해 사료업계가 꾸며낸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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