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하 중심부의 초대질량 블랙홀에서 편광이 확인됐다. 블랙홀의 편광은 물질의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하는 중요한 정보로 꼽힌다.

국제 블랙홀 탐사 프로젝트 ‘이벤트 호라이즌 텔레스코프(EHT)’는 27일 공식 채널을 통해 우리은하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A*의 편광을 가시화한 이미지를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은 궁수자리A*를 둘러싼 수많은 선을 담았다. EHT는 이 선들이 블랙홀의 편광 방향을 나타내며, 블랙홀 그림자 주변의 자기장과 깊이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EHT 관계자는 “블랙홀은 질량이 매우 큰 천체로 강력한 중력장을 갖기 때문에 빛조차 빠져나갈 수 없다”며 “궁수자리A*의 편광은 M87 은하의 중심부 블랙홀(M87*)의 그것과 매우 유사한 구조임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궁수자리A*의 편광을 가시화한 이미지 <사진=EHT 공식 홈페이지>

이어 “이번 연구는 궁수자리A* 부근에 뒤틀리고 정렬된 강력한 자기장이 존재함을 보여준다”며 “특정 방향으로 치우치는 편광을 통해 블랙홀 주변 입자들이 자력선에 감기듯 이동, 특정한 패턴을 형성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각국의 과학자 300명 이상이 참가하는 EHT는 처녀자리 방향으로 약 5500만 광년 떨어진 타원은하 M87 중심부의 초대질량 블랙홀(M87*)을 최초로 관측한 바 있다.

EHT 관계자는 “두 초대질량 블랙홀의 편광이 유사하다는 것은 강력한 자기장이 모든 블랙홀의 공통점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궁수자리A*도 보이지 않는 제트를 가졌을 가능성 역시 예상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가운데 사진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항공기 천문대 소피아(SOFIA)가 운용 마감 전 포착했던 궁수자리A*를 보여준다 그 뒤는 은하수를 가로지르는 우주 먼지의 편광 방출을 매핑한 이미지다. <사진=ALMA 공식 홈페이지>

학계는 궁수자리A*가 훨씬 크고 강력한 M87*에서 관찰된 것과 유사한 편광 구조를 갖진 사실에 주목했다. 초대질량 블랙홀의 강력한 자기장이 블랙홀과 주변의 가스, 물질과 상호작용하는 구조를 해명하는 데 귀중한 정보라고 평가했다.

EHT는 세계 8곳의 지상 망원경을 연결해 블랙홀을 관측하고 있다. 칠레 전파망원경군 알마(ALMA)와 패스파인더(APEX), 스페인 IRAM 30m 망원경, 미국 하와이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JCMT) 및 서브밀리파 간섭계, 멕시코의 알폰소 세라노 대형 밀리파 망원경, 미국의 하인리히 헤르츠 서브밀리파 망원경, 남극망원경(SPT)으로 구성된다.

향후 블랙홀 관측에 대해 EHT 관계자는 “8개 망원경 외에 그린란드 망원경과 프랑스의 NOEMA, 미국 국립전파천문대의 키트피크 12m 망원경이 합류했다”며 “장비가 보충된 만큼 4월 궁수자리 A*를 추가 관측해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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