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기능을 갖춘 인공지능(AI) 로봇들이 주문부터 반죽, 토핑, 굽기, 포장까지 해내는 로봇 피자가게가 프랑스에 등장했다. 무인점포 시스템을 도입한 러시아 KFC 등 로봇 기술이 바꿔나갈 시대상을 보여주는 이 피자가게는 깐깐한 파리 사람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로봇 피자 체인 핏지(Pizzi)는 동명 AI 로봇을 도입한 신개념 피자가게를 파리 중심지 보부르에서 4개월째 운영 중이다.
피자 주문은 매장 터치스크린이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진행된다. 해당 데이터는 로봇 피자 조리사 Pazzi에 직접 전송된다. 주문을 받은 Pazzi는 직접 만든 신선한 피자 도우(반죽)를 평평하게 펼치고 재빠르게 소스를 바른 뒤 토핑도 자연스럽게 올린다. 잘 구워진 피자를 잘라내는 과정까지 모두 로봇이 담당한다.
이런 식으로 Pizzi는 피자 6장을 단 5분 만에 완성한다. 많을 때는 한 시간에 80장까지 피자를 구울 수 있다. 저장된 단골손님 취향에 맞춰 토핑을 커스터마이징하는 것도 가능하다. 포장 주문이 들어오면 피자를 상자에 잘 담아 바로 받아 갈 수 있도록 준비한다.
Pizzi는 4년 전 파리에 처음 등장한 피자 만드는 로봇보다 한층 진보했다. 학습 기능을 갖춘 AI를 탑재한 덕이다. Pizzi는 스테디셀러 메뉴뿐 아니라 수많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장하고 입맛 변화 패턴까지 연구한다. 주문량에 맞춰 재료 익는 속도를 계산하고 포장 주문의 경우 온기가 보다 오래가도록 굽는 온도를 미세하게 조정한다.
이런 기능을 갖추기 위해 Pazzi 개발에는 무려 30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한 연구원은 “4개월여에 걸쳐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한 현재의 Pizzi는 각 식재료의 상태를 식별할 수 있고 숙성도와 그날의 습도에 따라 요리법을 다르게 적용할 정도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로봇이 만든 피자라고 맛이 없는 것도 아니다. Pizzi는 세 차례 세계 챔피언에 등극한 피자 장인 티에리 그라파니노가 개발 단계부터 힘을 보탰다. 그는 “계절에 맞는 밀가루와 반죽은 물론 맛까지 고집하는 등 오랜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와 독창성 있는 레시피가 Pazzi에 그대로 탑재됐다”며 “뛰어난 식재료로 이뤄진 명품 피자를 만들 뿐만 아니라 가족과 아이들이 푹 빠지는 현란한 퍼포먼스까지 선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로봇을 도입한 덕에 인건비가 줄면서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Pizzi가 만들어내는 피자 가격은 메뉴별로 최소 7유로(약 9400원)에서 최대 14유로(약 1만8800원)로 저렴한 편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