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쏟아지는 별을 몸에 두른 신종 도마뱀이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학자들은 이 도마뱀에 걸작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를 남긴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이름을 붙여줬다.

인도 뭄바이 새커리야생동물재단은 28일 공식 SNS를 통해 신종 도마뱀 크네마스피스 반고히(Cnemaspis vangoghi)를 소개했다. 인도 남부 산중에서 발견된 이 도마뱀은 네덜란드 후기인상파 화가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닮은 화려한 무늬가 특징이다.

재단 소속 동물학자 악쉐이 칸데카르 박사는 "인도의 도마뱀에 왜 고흐를 갖다 붙였는지 궁금하겠지만, 숲에서 처음 만난 순간 '별이 빛나는 밤'이 떠올랐다"며 "크네마스피스 반고히의 몸통 반점은 수많은 별이 반짝이는 황홀한 밤하늘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몸통에 화려한 별무늬 반점을 가진 크네마스피스 반고히 <사진=새커리야생동물재단 인스타그램>

보고된 신종은 수컷으로 목과 상반신이 노란색을 띤다. 등에는 화려한 하늘색 반점이 분포한다. 재단이 지난 2022년 4월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에서 진행한 생태 조사 중 발견된 도마뱀 중 하나로, 이번에 신종으로 정식 등록됐다.

칸데카르 박사는 "크네마스피스 반고히는 몸길이 2.5~5㎝로 평소 산지나 숲의 바위 그늘에 서식한다"며 "가끔 숲과 가까운 가옥의 지붕이나 나무 위에서도 눈에 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독특한 도마뱀이 신종이라는 것은 유전자 해석 결과에서도 확인됐다"며 "약 1500종의 도마뱀은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 서식하는데 특히 온난한 지역에 많다. 타밀나두 조사에서는 반고히와 몸집, 무늬가 비슷한 신종 도마뱀 크네마스피스 사투라기리엔시스(Cnemaspis sathuragiriensis)도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인도 남부 타밀나두 산중에서 발견된 신종 도마뱀 크네마스피스 반고히(위) 및 크네마스피스 사투라기리엔시스 <사진=새커리야생동물재단 인스타그램>

재단에 따르면 두 도마뱀 모두 250~400m의 해발고도가 낮은 낙엽수림에 서식한다. 주행성으로 주로 이른 아침 서늘한 시간대에 활동한다. 모두 매우 한정된 장소에서만 발견된다는 점에서 연구 가치가 충분한 흥미로운 종이라고 재단은 전했다.

칸데카르 박사는 "타밀나두 주는 생물 다양성이 아주 뛰어난 지역"이라며 "이번 조사가 끝날 무렵에는 50종 이상의 신종이 발견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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