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 999’와 ‘우주전함 야마토’ ‘은하철도 999’ ‘캡틴 하록’ ‘천년여왕’으로 유명한 일본 만화가 마츠모토 레이지가 별세했다. 향년 85세.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레이지샤는 20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마츠모토 레이지가 지난 13일 도쿄도 내 모 병원에서 급성심부전으로 눈을 감았다고 발표했다. 레이지샤는 마츠모토 레이지가 생전 설립한 프로덕션이다.

레이지샤는 “여러분께 많은 사랑을 받은 만화가 마츠모토 레이시가 13일 별의 바다로 여행을 떠났다”며 “그간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 정말 감사하다. 고인은 멀리 시간의 고리가 닿는 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늘 이야기했다. 저희도 그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애도했다.

'은하철도 999'로 유명한 일본 만화가 마츠모토 레이지가 별세했다. <사진=레이지샤 공식 트위터>

1938년 1월 25일 후쿠오카 현에서 태어난 마츠모토 레이지는 6세부터 그림에 두각을 나타냈다. 이때 그린 그림이  주변에 유명해지자 본인도 미술에 흥미를 갖게 됐다. 3년 뒤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거물 작가 테즈카 오사무의 작품을 접하면서 본격적으로 만화가로 꿈을 꾸기 시작했다.

16세에 ‘꿀벌의 모험’을 통해 만화가로 데뷔한 고인은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우주전함 야마토’와 ‘은하철도 999’ ‘우주해적 캡틴 하록’ ‘천년여왕’ ‘건 프론티어’ 등 빼어난 작품을 남겼다.

그중에서도 유명한 ‘은하철도 999’는 1980년대 국내에도 TV 애니메이션이 방영돼 큰 인기를 끌었다. 소년의 우주여행으로 여겨지지만, 사람과 가족, 사랑, 인류와 우주, 환경, 미래 등 다방면의 철학적 메시지를 품은 시대를 앞서간 걸작으로 평가된다. 고인은 자신의 주요 작품 속 캐릭터와 스토리를 연결, 거대한 세계관, 즉 ‘레이지버스’를 완성해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생전의 마츠모토 레이지 <사진=마츠모토 레이지 공식 트위터>

레이지샤에 따르면, 고인의 영결식은 가까운 가족 및 친지가 참석한 가운데 이미 열렸다. 일본에서 흔히 갖는 작별식(고별식)을 추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인들은 시대를 풍미한 일본의 대작가 한 명이 또 세상을 떠났다고 아쉬워했다. 일본은 2020년 들어 걸출한 만화가를 여럿 잃었다. 2020년 ‘변덕쟁이 오렌지로드’의 마츠모토 이즈미가, 이듬해 미완의 대작 ‘베르세르크’의 미우라 켄타로가 사망했다. 같은 해 ‘고르고13’의 작가 사이토 타카오가 세상을 떠났고 지난해에는 ‘닌자 핫토리군’으로 국민적 인기를 얻은 후지코 후지오가 눈을 감았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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