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비행사들이 머물며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지구에는 없는 다제내성균 돌연변이가 확인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16일 공식 채널을 통해 ISS에서 발견된 다제내성균 엔테로박터 부간덴시스(Enterobacter bugandensis)의 변이체를 소개했다.

NASA JPL 미생물학자들은 2018년 ISS에서 검출된 엔테로박터 부간덴시스의 균주 13개를 정밀 분석해 왔다. 그 결과 이 세균은 ISS에서 일련의 돌연변이를 일으켜 지구의 것과는 전혀 다른 종으로 변화했다고 최근 결론 내렸다.

병원도 없고 폐쇄된 ISS에서 지구에 없는 세균 변이체가 확인됐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엔테로박터속은 흙이나 물, 오수나 분변 등에 도사리며 감염을 일으킨다”며 “다제내성균은 ISS의 극한 환경에서 장기간 생존하고 경우에 따라 다른 미생물의 생존을 돕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엔테로박터 부간덴시스는 여러 항생물질에 내성이 있는 악명 높은 다제내성균”이라며 “이런 세균의 돌연변이가 ISS에서 발견됐다는 것은 병원도 갈 수 없는 우주비행사들에게 상당한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NASA JPL은 세균이 지구는 물론 우주 환경에서도 적응력을 발휘해 끊임없이 변이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엔테로박터 부간덴시스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유전적, 그리고 기능적으로 꽤 큰 변화를 보인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입장이다.

ISS 선외 작업 중인 우주비행사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ISS의 폐쇄된 환경에서 분리된 엔테로박터 부간덴시스의 균주는 변이를 거쳐 지구의 균주와 유전적, 기능적으로 전혀 다른 존재가 됐다”며 “이 균주들은 미중력과 방사선, 고농도 이산화탄소에도 죽지 않고 견뎠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세균들은 ISS 내부의 다른 미생물과 공존하며 경우에 따라 서로 생존을 도왔을 가능성도 있다”며 “ISS 같은 극한의 환경에서 미생물의 변이를 조사하는 것은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머무는 우주비행사의 건강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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