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을 목격하는 것은 펫 로스 증후군을 이겨내는 힘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개가 죽은 뒤 유령과 조우하는 주인은 미국을 기준으로 생각보다 많은 사실에도 관심이 쏠렸다.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칼리지파크 정보연구학 연구팀은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설문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죽은 반려견의 유령을 봤다는 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조사를 진행한 연구팀은 이런 체험이 가족 같은 반려견을 잃은 이들의 마음을 일정 수준 치유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반려견을 키우다 먼저 떠나보낸 미국 남녀 544명을 모집하고 SNS를 통한 문답을 진행했다. 개가 죽은 뒤 소리나 감촉을 느꼈거나 생전 모습을 봤다는 응답자는 무려 58%나 됐다.
실험을 주도한 메릴랜드대 제니퍼 골벡 교수는 “37%는 자기 개가 짖거나 목줄이 달그락거리고 개 발톱이 바닥에 닿는 소리를 들었다고 답했다”며 “개가 예전처럼 침대에서 자는 것을 느꼈다는 경우도 보고됐다”고 말했다.
이어 “꿈에 죽은 개가 나와 턱을 핥았는데, 눈을 뜨니 실제로 턱이 젖어 있었다는 응답자도 있었다”며 “입증할 수는 없지만 영적 존재와 조우했다고 믿을 만한 체험을 했다는 이도 42%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취합한 피실험자들의 사연 중에는 ▲반려견이 무덤에서 나와 하루를 보내는 꿈을 꿨다 ▲침대 한쪽이 푹 들어갔는데 만져보니 따뜻했다 ▲연기도 피어나지 않았는데 화재경보기가 울렸다 ▲나비 등 개가 환생했다고 생각되는 생물(또는 물체)이 주변을 맴돈다 등이 포함됐다.
영국 조사업체 유고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인의 41%가 유령을 믿으며, 19%는 실제 목격했다. 물론 현대 과학으로는 영적 존재를 아직 증명할 수 없다. 반려견의 유령도 마찬가지다. 일부 학자들은 뇌나 정신, 신체의 상태, 외적 환경 등을 원인으로 추측할 뿐이다.
제니퍼 교수는 “유령과 조우하는 체험의 대부분은 자신의 가족이 관계한다는 통계 자료가 있다”며 “죽은 개나 고양이는 가족과 다름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끔 이들의 허상을 목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응답자의 9%는 씁쓸함, 비통함, 섬뜩함 등을 느꼈다고 답했지만 16%는 죽은 동물이 준 소중한 메시지라고 믿었다”며 “특히 75%는 긍정적인 경험이라고 말한 만큼, 죽은 반려견의 흔적을 통해 사람들은 조금이나마 펫 로스 증후군을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