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준위성 카모오알레바(Kamo'oalewa, 2016 HO3)가 달 뒷면의 분화구에서 발생했다는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카모오알레바는 지름 약 40m의 천체로 '2004 GU9' '2006 FV35' '2013 LX28' '2014 OL339'와 같은 지구 준위성이다.
중국 칭화대학교 천체물리학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관측 보고서를 19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공개했다. 카모오알레바가 달에서 떨어져 나온 준위성일 가능성은 이미 여러 학자가 제기했으나, 그 기원을 짚은 연구는 전례가 드물다.
연구팀은 지구에 기대 공전하는 것처럼 보이는 준위성 카모오알레바의 발생 장소를 특정하기 위해 달을 면밀히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달 뒷면에 자리한 조르다노 브루노 크레이터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카모오알레바가 달에서 떨어진 암석 덩어리라는 전제하에 물리적·궤도적 특징을 분석하고 여기 맞는 분화구 후보들을 압축해 나갔다. 조사 관계자는 "이 준위성의 자전 속도가 빠른 점에서 상당히 단단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달의 소행성 충돌로 흩어진 파편들이 뭉쳤다기보다 원래 한 덩어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전했다.
이어 "달에서 소행성 크기의 암석이 오롯이 떨어져 나올 만한 충돌은 1000만 년 이전에 활발했다"며 "이는 카모오알레바의 나이가 최소 1000만 년 이상이라는 이야기가 된다"고 덧붙였다.
카모오알레바의 크기를 역산한 연구팀은 충돌에 의해서 남겨진 분화구의 크기가 최소 10㎞, 최대 20㎞일 것으로 추측했다. 최소 1000만 년 전 달에 만들어진 분화구 중에 지름이 이 정도인 것은 조르다노 브루노 크레이터 뿐이었다.
조사 관계자는 "우리 시뮬레이션이 맞는다면 조르다노 브루노 크레이터에 지름 약 1.6㎞의 소행성이 충돌, 튕겨나간 파편 중 하나가 카모오알레바일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지구 준위성 카모오알레바가 달의 일부라는 그간의 가설과도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준위성이란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역학적으로는 태양을 돈다. 학자들은 2016년 처음 발견된 카모오알레바를 계속 추적했는데, 몇 년 전 반사하는 빛의 파장이 달과 꼭 닮았다는 점에서 달에서 떨어진 암석 조각이라고 여겨왔다.
카모오알레바에 대한 연구는 최근 활발한데,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낸 조사 보고서에서 카모오알레바가 달의 일부였을 가능성이 시뮬레이션 결과 뚜렷하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