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약 20명 밖에 없다는 자동양조증후군(Auto-Brewery Syndrome, ABS)에 관심이 쏠렸다.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된 벨기에 남성이 ABS 임을 어렵게 인정받고 무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이 40대 남성은 22일 열린 재판에서 의사의 ABS 진단 등이 인정돼 무죄 판결을 받았다. 판사는 “이번 사건에는 법률로 죄를 물을 수 없는 불가항력적 요소가 포함됐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남성이 음주 상습범으로 평생 운전대를 못 잡게 해야 한다며 항소했다.

남성은 지난 2022년 4월 운전 중 경찰의 음주 측정을 받았다. 그 결과 날숨 1ℓ당 알코올 0.91㎎이 검출됐다. 한 달 뒤 측정 결과는 0.71㎎이었다. 벨기에 도로교통법상 날숨 1ℓ에서 0.22㎎(혈중 알코올 농도 0.5g)의 알코올이 검출되면 음주운전이다.

2022년 경찰의 음주단속에 걸려 체포된 40대 벨기에 남성이 ABS 인정을 받았다. <사진=pixabay>

2019년에도 음주운전 의심을 받은 남성은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벌금과 운전면허 정지 처분을 받은 남성은 의사 3명으로부터 각각 ABS 검사를 받아 정식 진단을 받아냈고 소송을 제기했다.

ABS는 장에서 알코올 발효가 일어나 혈중 에탄올이 상승하는 아주 희귀한 증상이다. 원인으로는 장내 세균총의 불균형이나 외부 요인이 꼽힌다. 여성의 방광에서 알코올이 형성되는 ABS도 보고된 적이 있다. 변호사는 남성의 회사가 맥주 양조장인 것이 ABS의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자동양조증후군(ABS)은 체내에서 저절로 알코올이 생성되는 희귀한 증상이다. <사진=pixabay>

변호사는 “ABS는 소화기관 안에서 탄수화물이 발효되면서 맥주가 양조되듯 체내에 알코올이 만들어진다”며 “ABS는 대단히 희귀한 증상으로 의사의 인정을 받은 이는 세계에 20명 정도”라고 말했다.

남성은 ABS 진단 후 체내에서 알코올이 생성되는 것을 막기 위해 탄수화물을 줄이는 식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ABS의 원인으로 꼽히는 장내 세균총의 불균형을 바꾸기 위해 분변 이식도 받았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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