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천문학자들이 밝히지 못한 부분이 많은 블랙홀의 내부를 슈퍼컴퓨터로 재현한 동영상에 관심이 집중됐다. 블랙홀은 크리스토퍼 놀란(54) 감독의 2014년 영화 '인터스텔라'를 통해 외형과 내부가 구현됐고, 2019년 유럽남천천문대(ESO)가 사상 처음 블랙홀의 실제 이미지를 공개하며 대중의 시선을 받았다.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는 7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블랙홀 내부를 슈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해 재구성한 영상 'NASA Simulation’s Plunge Into a Black Hole: Explained'를 공개했다.
4분19초 분량의 영상은 블랙홀에 카메라가 들어가면 과연 어떤 광경이 담길지 보여준다. 빛조차 탈출할 수 없는 블랙홀에 들어갈 경우 벌어지는 광경을 슈퍼컴퓨터를 사용해 영상화했다.
카메라가 전진하자 블랙홀 주위의 얇은 원, 즉 광자 고리(photon rings)가 펼쳐진다. 블랙홀 중심으로 다가가면서 어느 순간 빛이 일그러져 보인다. 카메라는 어느덧 일반상대성이론 상 시공간의 경계인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에 다가간다.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우주물리학자 제레미 슈니트만은 "몇 초 후 카메라는 특이점에 도달한다. 우리가 시뮬레이션한 블랙홀의 경우 카메라가 사건의 지평면에 낙하하는 데 약 3시간이 걸렸는데, 멀리서 관찰하는 사람에게 카메라는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시뮬레이션으로 생성된 데이터는 약 10TB(테라바이트)로, 일반적인 가정용 컴퓨터라면 계산과 처리에 대략 10년 걸릴 것"이라며 "NASA의 기후 시뮬레이션 센터 슈퍼컴퓨터 디스커버(Discover)가 가진 능력 약 0.3%만으로 5일간 작업한 결과"라고 전했다.
NASA는 블랙홀처럼 아직 수수께끼가 많은 천체가 생성되는 상상하기 어려운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면 상대성이론과 현실 우주 사이의 유사점 또는 차이점을 보다 확실히 파악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