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에 떨어진 먹물이 갈수록 옅어지는 농담 패턴이 인상적인 새로운 고양이 털색과 무늬가 탄생했다. 살미아키(Salmiakki)로 명명된 이 털색은 현재까지 핀란드에서만 확인됐다.

헬싱키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2007년 핀란드에서 처음 발견된 유전자 변이 고양이의 털색 정식 명칭이 살미아키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고양이 품종이 아닌 털색인 살미아키는 집사들에 익숙한 턱시도(black and white)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는 검은색과 흰색이다. 다만 검은색 털은 하나같이 끝부분으로 갈수록 하얗게 옅은 것이 턱시도와 다르다.

살미아키는 흰색과 검은색으로 구성되는 것은 턱시도 털색과 같지만 검은색 털의 끝의 희다. <사진=헬싱키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원래 살미아키는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와 독일 등에서 즐겨 먹는 감초 캔디다. 살미악(salmiak)은 스웨덴어로 염화암모늄이다. 감초에서 추출한 특정 성분을 짠맛이 나는 염화암모늄과 섞어 맛을 낸 사탕이 살미아키다. 이 중에 흰 염화암모늄을 묻힌 것이 있는데, 이번에 특정된 고양이 털색과 흡사하다.

살미아키 털색은 2007년 핀란드에서 처음 발견됐다. 턱시도 색상으로 여겼던 학자들은 흰 부분 외의 털 색깔이 피부에 가까운 쪽만 검게 물든 점에 주목했다. 유전자 변이를 의심한 동물학자들은 이 독특한 털색을 당초에는 핀란드를 따 피니시(Finnish) 변이라고 불렀다.

헬싱키대 고양이 유전학자 밀라 살로넨 교수는 2019년부터 이 신비로운 털색을 만든 고양이 유전자를 조사했다. 우선 고양이털을 하얗게 변화시킨 것으로 의심되는 희석 유전자(다른 유전자의 작용을 약하게 하는 변경 유전자)를 들여다봤다.

핀란드에서 보고된 살미아키 털색과 무늬를 가진 고양이들 <사진=헬싱키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살로넨 교수는 “엄밀히 말해 고양이 털 색깔은 검은색과 주황색 두 가지밖에 없다”며 “고양이들의 수많은 털색은 검은색과 주황색의 조합이거나 희석 유전자에 의해 이들이 옅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살미아키는 검은색 털끝이 흰색으로 변한 희귀 패턴이기에 희석 유전자와 관련성이 처음부터 의심됐다”며 “살미아키 털을 가진 고양이 두 마리의 전체 게놈 배열을 일일이 분석한 끝에야 희석 유전자 관련 변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염기서열 문제로 만들어진 살미아키 털색과 무늬는 열성유전이다. 학계는 신비로운 살미아키의 비밀을 밝힌 이번 연구가 고양이 털색 변화를 유전학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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