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마일(약 1.6㎞)을 4분 안에 주파하는 엘리트 러너들은 일반인보다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마일 4분의 벽은 영국 신경학자 로저 배니스터가 1954년 처음 깬 이래 많은 선수들의 꿈으로 통해왔다.

캐나다 앨버타대학교 스포츠생리학 연구팀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실험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몸에 부하를 걸고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달리기가 수명에 주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1마일 4분 미만 주파(Four-minute mile) 기록을 보유한 엘리트 러너 200명을 조사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적당한 달리기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1마일 4분 달리기같이 몸에 무리가 가는 운동의 영향은 자세히 조사되지 않았다"고 실험 취지를 설명했다.

옥스퍼드 의대생이자 육상 선수였던 로저 배니스터는 1952년 헬싱키올림픽 남자 1500m 달리기에서 4위를 할 만큼 실력자였다. 1954년에는 1마일을 3분59초4에 주파해 처음으로 4분 벽을 허물었다. <사진=pixabay>

이어 "일반인에게 권장되는 것 이상의 부담을 주는 운동이 건강에 좋은지 나쁜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일부 과학자들은 마라톤이나 트라이애슬론 등 고강도 운동이 심장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줘 조기 사망 위험 가능성을 높인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로저 배니스터 이후 4분 벽을 깬 초기 200명의 생년월일과 건강 상태, 수명 등 정보를 입수한 뒤 인물별로 각 국가 평균수명을 대조했다. 1마일 4분 달리기 기록 보유자는 2022년 6월 기준 1755명이며, 로저 배니스터 이후 초기 200명은 1954~1970년대에 포진했다. 조사 시점에서 60명은 이미 사망했다.

분석 결과, 1마일을 4분 미만에 끊은 최초의 200명은 일반인보다 평균 5년 장수했다. 일반인의 평균 수명과의 차이는 연대에 따라 달랐는데, 1950년대 기록 보유자는 9.2년, 1960년대는 5.5년, 1970년대는 2.9년 오래 살았다. 2018년 88세로 세상을 떠난 로저 배니스터의 경우 영국 남성 평균 수명 79세를 9년 정도 웃돌았다.

4분 안에 1마일 달리기같이 몸에 부하를 거는 고강도 운동은 그간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돼 왔다. <사진=pixabay>

연구팀 관계자는 "1마일 4분 달리기 기준에 충족하는 이들은 호흡기와 심혈관계, 대사기관, 근골격계의 능력을 극대화한 특수 집단"이라며 "이들이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하는 고강도 훈련은 수명 연장에 효과가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의학 발달 등으로 길어짐에 따라 엘리트 주자와 일반 집단의 평균 수명 차이는 점차 줄었다"며 "우리 연구는 극단적인 지구력 운동이 건강에 오히려 해롭다는 일부 주장이 틀렸음을 시사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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