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해에 지름 25㎞나 되는 거대한 조류 소용돌이가 확인된 지 6년, 세계 곳곳의 해역에서 여전히 조류로 말미암은 데드 존(dead zone)이 확산 중이라는 전문가 경고가 나왔다.

기후 및 환경, 해양생물학자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7일 낸 조사 보고서에서 2003~2020년 조류의 평균적인 발생 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13% 증가했다고 전했다.

조류가 대량 발생하면 물속 산소 결핍이 발생해 수생생물이 살 수 없는 데드 존을 형성한다. 이 때문에 해당 해역의 생태계는 궤멸 상태에 이르고, 회복을 위해서는 막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2018년 NASA 어스 옵저버토리가 공개한 핀란드 만의 거대한 조류 소용돌이 <사진=NASA 어스 옵저버토리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이 데드 존 조사에 착수한 계기는 2018년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운용하는 지구 위성 관측소 어스 옵저버토리(NASA Earth Observatory)를 통해 공개된 사진 한 장이다. NASA 어스 옵저버토리는 발트해 일부인 핀란드 만을 뒤덮은 지름 25㎞의 거대한 조류 소용돌이 사진을 소개해 학자들을 경악하게 했다.

조사 관계자는 "자연에 대한 경외심 내지 공포심이 들게 하는 거대한 소용돌이는 마치 태풍의 눈처럼 보인다"며 "정체는 고밀도로 빠르게 발생해 수면을 녹색으로 물들인 수많은 조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의 활동과 기후변화로 인해 이런 위험한 조류는 점점 확대되고 그 출현 빈도도 높아지는 추세"라며 "최근 수십 년 사이에 농업 배수 등이 바다로 흘러들어 인이나 질소 같은 영양분이 과잉 공급되는 부영양화가 진행돼 핀란드 만에 버금가는 조류가 발생하기 쉬워졌다"고 지적했다.

바다에 대량 발생한 조류가 일제히 거품을 일으키는 현상. 조류 꽃이라고 부른다. <사진=NASA 어스 옵저버토리 공식 홈페이지>

핀란드 만의 녹색 소용돌이는 현재 약 7만㎢로 한반도의 3분의 1 정도로 거대해졌다. 데드 존이 점점 커지는 데다 기후변화로 해수온이 올라가면서 바닷물이 예전만큼 산소량을 유지하지 못해 수생생물 생존에 필수인 산소 농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조사 관계자는 "2018년 연구에 따르면 당시 이미 발트해의 수중 산소 농도는 과거 1500년 중 최저 수준이었다"며 "지난해 역대 최악의 엘니뇨로 해수면 수온이 기록적으로 올라 올여름 끔찍한 조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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