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에서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지난 12개월간 지구가 역대 가장 더웠다는 관측 보고가 나와 주목된다.

12일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지난 5월은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됐다. 이에 따라 2023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2개월은 각각 역대 가장 뜨거운 달이 됐다.

NASA 기상 관측 위성이 수집한 자료를 보면, 인도 델리는 지난 5월 29일 관측 사상 최고인 52.9℃를 찍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은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곳곳이 이상고온 현상에 축 늘어졌다. 중국에서는 태양열로 차를 끓이는 실험도 진행됐다.

최근 12개월간의 기온 변화를 보여주는 그래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지금까지 월별 최고 기온이 연속 작성된 기록은 2015~2016년 7개월이었다. 최근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점점 심각해지면서 급기야 인류에 좋지 않은 기록들이 늘고 있다.

빌 넬슨(81) NASA 국장은 "미국만 해도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 네바다 등에서 전례 없는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며 "점점 더운 날, 더운 달, 더운 해가 늘어나는 기온 상승은 온실가스 배출을 멈추지 않는 한 전 세계 사람들과 생태계를 위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온 기준선은 일반적으로는 30년 평균을 내 산출한다. 지난 12개월간 지구의 평균기온은 20세기 기준선(1951~1980년)을 1.3℃ 웃돌았고 19세기 후반과 비교하면 1.5℃를 넘었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매달 역대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됐다. <사진=pixabay>

최근 기온이 상승한 또 다른 요인으로는 엘니뇨 현상이 꼽힌다. 엘니뇨는 태평양 적도역에서 남미 연안에 걸쳐 해수면 수온이 오르는 것을 말한다. 반대 개념인 라니냐는 같은 해역에서 수온이 낮아지는 것을 뜻한다. 2023년 봄에 시작한 강력한 엘니뇨 현상은 같은 해 여름과 가을 엄청난 폭염을 야기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올해 6~8월과 7~9월 라니냐 현상이 발생할 확률을 각각 49%와 69%로 추측했다. 이대로 라니냐가 발생하면 열대 태평양의 넓은 범위가 차가워지기 때문에 올해 지구 평균기온이 부분적으로 억제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했다.

이에 대해 NASA는 "라니냐 현상을 염두에 두더라도 기온의 상승 요인은 화산 폭발이나 에어로졸 방출 등 이외에도 많다"며 "최근의 기온 상승은 수년에서 수십 년의 예측을 벗어나는 경향도 있어 올여름도 지난해에 가까운 폭염이 기승을 부릴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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