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킹의 약탈자 이미지는 역사학자들의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바이킹은 의외로 평화를 추구해 주변 세력들과 충돌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학계가 주목했다.

노르웨이와 미국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Journal of Anthropological Archaeology' 최신호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노르웨이 바이킹에 비해 덴마크 바이킹은 소유한 무기의 수도 적고 이를 사용한 빈도도 낮은 평화주의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노르드인을 일컫는 바이킹은 약탈자 이미지가 강하다. 고대로부터 중세까지 북유럽에 살며 바이킹 시대를 이어간 이들은 이후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아이슬란드인으로 나뉘었다.

연구팀이 조사한 노르웨이 바이킹의 두개골. 둔기에 의한 전면부 외상 흔적이 뚜렷하다. <사진=Lisa Mariann Strand>

연구팀은 노르웨이와 덴마크 바이킹이 서로 어떻게 달랐는지 조사했다. 인골과 고대 무기를 분석했고 오래된 룬스톤도 해독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덴마크 바이킹이 노르웨이 바이킹과 달리 폭력에 의지하는 경향이 덜했다고 결론 내렸다.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학교 데이비드 제이콥슨 연구원은 "덴마크에서는 바이킹 시대의 검이 거의 발굴되지 않았다. 후기 철기시대의 검은 547㎢ 당 단 1개가 나왔다"며 "이에 비해 노르웨이 스타방에르 주변에서는 32.7㎢ 당 바이킹 검 1개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어 "노르웨이의 바이킹 유골 30구 중 18구에서 칼 등 무기에 의한 치명상 흔적이 확인됐지만 덴마크의 바이킹 유골은 조사한 82구 중 상처가 난 것은 단 6구"라며 "그나마 대부분 참수되고 일부는 교수형에 처해졌다. 대조적으로 노르웨이의 바이킹 유골은 참수된 흔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바이킹은 힘과 세력을 바탕으로 한 약탈자로 알려져 왔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무기와 유골의 특징에서 덴마크 바이킹은 중앙집권적 권력구조를 가졌다고 판단했다. 참수나 교수된 바이킹은 강력한 권력에 반하는 짓을 저질러 처형된 것으로 연구팀은 생각했다.

제이콥슨 연구원은 "폭력만이 덴마크와 노르웨이 바이킹의 차이는 아닌 것 같다"며 "노르웨이의 바이킹은 '힘이 곧 정의'라는 분위기가 강했던 반면 덴마크 바이킹들은 중앙집권적 권력에 따라 일반 시민들처럼 일상생활을 영위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바이킹은 실제로는 동시대의 다른 민족들과 비교해 특별히 폭력적이었던 것은 아닌 듯하다"며 "이번 연구는 노르웨이와 덴마크 지역의 바이킹 사회가 사뭇 달랐고, 바이킹 시대의 스칸디나비아 지역은 사회적으로는 거의 단일하다는 가설이 틀렸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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