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이 주는 쓰라린 상처를 뇌 전기 자극을 통해 빠르고 효과적으로 치유할 가능성이 과학자에 의해 제기됐다.

이란과 독일 공동 연구팀은 국제 정신의학술지 'Journal of Psychiatric Research' 최신호를 통해 실연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뇌 전기 자극으로 완화하는 실험을 소개했다.

연구팀은 사랑 트라우마 증후군(love trauma syndrome, LTS)이라는 고유한 진단명이 있을 만큼 실연의 아픔이 심각한 병이라고 전제했다. 이를 방치할 경우 부정적인 기분이 강해져 불안과 강박, 무력감, 죄책감이 엄습하고 심한 우울증으로 악화하는 만큼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연은 무력감이 들게 하고 불안, 강박을 야기하며 심하면 우울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 <사진=pixabay>

효과적인 치료법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전문의에게 LTS 진단을 받은 남녀 36명을 모았다. 또한 뇌 내부의 다양한 영역을 자극하는 경두개 직류 전기 자극(tDCS) 장치도 준비했다.

연구팀은 각 피실험자를 배외측전전두전야(DLPFC)에 자극이 주어지는 그룹과 복외측전전두엽피질(vl-PFC)에 자극을 받는 그룹, 장치는 장착하되 자극을 주지 않는 그룹으로 나눴다. 피실험자들은 모두 1일 20분씩 2회, 총 5일간 tDCS 장비를 장착했다.

실험 결과 LTS 증상은 사려 깊은 사고에 관여하는 vl-PFC에 대한 자극보다 인지적 유연성과 관련된 DLPFC에 대한 자극이 치료 효과가 뛰어났다. 이들 부위에 대한 자극은 실제 전기 자극이 이뤄지지 않은 그룹에 비해 LTS 경감 효과가 두드러졌다.

실연으로 인한 아픔은 고유한 진단명이 있을 정도로 치료를 요하는 질병이다. <사진=pixabay>

연구팀 관계자는 "DLPFC나 vl-PFC에 대한 전기 자극은 원래 감정 조절 부전 치료에 응용되는 방법"이라며 "사랑이 떠나가면 사람은 부정적인 감정의 지배를 받게 되므로 LTS의 치료는 감정 조절 개선이 급선무라는 걸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부위에 대한 전기 자극의 효과는 실험이 끝난 1개월 뒤에도 지속됐다"며 "보다 큰 규모의 실험을 실시할 필요는 있지만, 뇌의 전기 자극이 빠르고 지속적인 LTS 치료법이 될 수 있음을 충분히 알게 해준 실험"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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