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거북의 1280m 잠수 기록이 18년 만에 깨졌다. 새로 작성된 대기록은 어지간한 잠수함의 잠항 심도보다 깊은 1344m다.
국제 환경보호 단체 네이처 컨서번시(The Nature Conservancy)는 18일 공식 채널을 통해 한 번 잠수로 무려 1344m 심해까지 도달한 장수거북의 이야기를 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솔로몬 제도에 서식하는 암컷 장수거북 유크 사사콜로다. 네이처 컨버전시는 산란한 뒤 남동쪽으로 향해 뉴질랜드에 머물다 돌아오는 이 거북에 초소형 송수신기를 부착해 생태를 관찰해 왔다.
2023년 12월부터 시작된 사사콜로의 최근 이동 기록을 분석한 네이처 컨버전시는 1344m까지 잠수한 데이터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장수거북이 원래 꽤 깊은 곳까지 잠수하지만, 1300m를 돌파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단체 관계자는 "바다에 서식하는 거북이들의 보호를 목적으로 사사콜로를 비롯한 다양한 개체 17마리에 송수신기를 부착했다"며 "각 개체의 이동 경로를 연구하던 중 사사콜로가 1344m까지 잠수한 것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기네스 기록은 2006년 아프리카 대륙 최서단 베르데 곶에서 다른 장수거북이 세운 1280m"라며 "이번 기록은 기네스 협회 공식 인증을 기다리는 중이지만 벌써 수생생물 전문가들의 연구 의뢰가 몰릴 만큼 관심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처 컨버전시에 따르면, 사사콜로는 최근 장거리 이동에서 무려 4회나 수심 약 1200m까지 잠수했다. 이 단체 전문가들은 장수거북의 뛰어는 잠수 능력을 감안하더라 사사콜로는 특수한 경우라고 입을 모았다.
단체 관계자는 "일반적인 잠수함의 잠항 심도는 약 900m이며,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전문 다이버의 경우 최고 기록은 332m"라며 "장수거북은 큰 몸집에 비해 골격이 가볍고 뼈 내부가 기름으로 채워져 몸이 유연하며 수압의 변화에 잘 견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거북과 달리 각질판이 아닌 피부 유래의 가벼운 등딱지를 가진 장수거북은 먹이활동을 위해 잠수 능력을 진화시켜 왔다"며 "개체마다 잠수 능력은 다르지만 대략 70분간 숨을 쉬지 않고 그대로 심해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몸길이 약 2m, 체중 약 900㎏ 넘게 자라는 장수거북은 현재 지구상에 번식 가능한 성체가 1400마리 남짓 남았을 뿐이다. 학자들은 장수거북 알의 남획과 어선 그물에 의한 피해, 무분별한 개발에 의한 서식지 파괴 및 축소를 원인으로 꼽는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