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세포를 배양해 엄연히 살아있는 피부를 표면에 두른 얼굴형 구조물이 등장했다. 학계는 인간과 똑같은 안드로이드의 탄생을 앞당길 획기적인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도쿄대학교와 미국 하버드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25일 공식 채널을 통해 사람 세포를 배양한 피부를 뒤덮은 얼굴 구조물을 공개했다. 이들의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 피지컬 사이언스(Cell Reports Physical Science)'에도 소개됐다.

도쿄대 다케우치 쇼지 교수 연구팀은 보다 현실적인 로봇을 위해 살아있는 피부를 기계의 표면에 고착하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 SF 영화처럼 사람과 다름없는 생동감 있는 로봇의 외형을 만드는 기술은 로봇공학 전반에서 중요하게 여겨진다.

2022년 실제 피부를 덮은 로봇 손가락을 개발한 도쿄대학교가 이번엔 얼굴 구조물을 만들어냈다. <사진=도쿄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타케우치 쇼지 교수는 "인간의 피부가 그 아래의 살과 어긋나거나 미끄러지지 않는 것과 같이, 로봇의 표면에 생체 조직을 확실히 고착하는 기술은 자연스러운 유연성과 자가 복구력을 가지는 소프트 로봇, 화장품·미용·성형 업계의 응용이 기대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어 "언젠가 사회 속에 녹아들어 사람과 생활하게 될 안드로이드는 지금까지 실리콘을 이용해 최대한 인간다운 외모를 다듬어 왔다"며 "이런 소재에는 인간의 피부가 가능한 땀에 의한 열 배출이나 자가 치료, 촉각 기능이 없다"고 덧붙였다.

2년 전 자가 복구가 가능한 생체 피부를 씌운 손가락 구조물을 선보였던 타케우치 교수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얼굴 구조물로 확대했다. 타케우치 교수는 "로봇 손가락 연구에서 우리는 로봇과 피부의 피하 구조 사이의 고착성을 높일 필요를 느꼈다"생체조직을 인공물에 확실하게 고정하는 기술은 피부 외부로 튀어나오는 앵커가 사실상 유일했다"고 말했다.

인간의 피부 구조(왼쪽). 연구팀은 생체 피부를 구조물에 고정하기 위해 콜라겐 겔과 V자 홈을 떠올렸다. <사진=도쿄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인간의 피부를 피하조직에 고정하는 피부 지지대(retinacula cutis)라는 콜라겐 섬유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얼굴 구조물 표면에 V자 홈을 내고 그곳에 주입한 콜라겐 겔로 피부를 고정하는 신개념 앵커 구조를 개발했다.

점성이 있는 콜라겐 겔을 미세한 구멍에 제대로 주입하기 위해 연구팀은 플라스틱 접착 등에 이용하는 플라즈마 처리 기술을 사용, 소재의 친수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실제로 살아있는 세포 배양 피부를 쓰고 여러 표정을 짓는 얼굴형 구조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타케우치 교수는 "우리 기술은 피부 노화나 화장품, 외과수술, 성형수술에 관한 연구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며 "향후 피부에 센서를 심게 된다면 지금보다 뛰어난 센싱 기술이나 대화 능력을 가진 로봇이 탄생할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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