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뿔소의 뿔 밀렵을 막기 위해 방사성 물질을 사용하는 과학자들의 신개념 프로젝트가 유의미한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밀렵을 뿌리뽑기에는 부족하지만 사람들의 경각심이 높아지고 코뿔소 피해 건수도 줄어들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위트워터스랜드대학교 동물학자 제임스 라킨 교수는 28일 SNS를 통해 2년 전 시작한 코뿔소 뿔 밀렵 방지 활동 'THE RHISOTOPE PROJECT'가 하나둘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 프로젝트는 코뿔소의 뿔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주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코뿔소에게 무해하지만 인간에게는 해를 줘 뿔 자체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또한 뿔이 잘려나가 암거래되더라도 동위원소를 통해 추적이 가능하고 범인 색출에도 도움이 된다.

코뿔소의 뿔을 노린 밀렵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가운데, 학자들의 아이디어로 방사성 동위원소 주입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pixabay>

라킨 교수에 따르면, 프로젝트가 시작된 코뿔소 뿔을 잘라내 판매하는 행위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연간 3000마리의 코뿔소를 구하는 당초 목표와는 거리가 있지만 꾸준한 활동으로 이를 달성한다는 게 프로젝트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라킨 교수는 "코뿔소가 밀렵되는 것은 뿔이 전통 약의 원료나 미술 공예품으로서 가치가 있고 비싼 값이 매겨지기 때문"이라며 "우리의 활동은 코뿔소에게 아무 영향이 없으면서 그 뿔의 가치를 인간 입장에서 크게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의 욕심으로 뿔이 잘려나간 코뿔소 <사진=THE RHISOTOPE PROJECT 공식 홈페이지>

프로젝트 개시 이래 코뿔소 뿔 한쪽에 주입한 방사성 물질 분석을 통해 실제 밀렵꾼이 검거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방사성 물질 소지 자체가 국가에 대한 테러로 간주되는 중죄이므로 밀렵꾼들 입장에서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라킨 교수는 "현재 남아공 동부 케이프의 동물보호 단체와 협력해, 코뿔소의 뿔에 방사성 물질을 주입했을 때의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프로젝트의 보호 활동의 대상은 코뿔소 외에 향후 코끼리 등 동물은 물론 식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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