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500년 전 로마 전사가 입은 미늘 갑옷 로리카 스쿠아마타(Lorica Squamata)가 고고학자 및 역사학자들의 노력으로 거의 온전한 형태로 복원됐다. 로리카(lorica)는 라틴어로 피갑을 뜻하며, 로마군이 운용한 다양한 로리카 갑옷들은 일반적으로 흉갑을 의미한다.

튀르키예 에르주룸 지역복원보존연구소(ERRCL)는 28일 공식 채널을 통해 2020년 고대 도시 사탈라 유적에서 발견된 로마군의 로리카 스쿠아마타 복원본을 공개했다.

로리카 스쿠아마타는 철 또는 놋쇠 조각을 정교하게 두들겨 얇게 편 미늘 조각을 겹친 갑옷이다. 손이 많이 가는 까다로운 흉갑으로 제작비도 비쌌는데, 1~2세기 로마군 고위층과 전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는 기록이 있다.

사탈라 유적에서 나온 로리카 스쿠아마타. 이 정도까지 복구된 로리카 스쿠아마타는 유일하다. <사진=ERRCL 공식 X>

복원 관계자는 "튀르키예 사탈라 유적의 로리카 스쿠아마타는 발견 당시 진흙에 완전히 파묻힌 상태였다"며 "대략 1500년 전 만들어진 물건 치고는 보존 상태는 우수한 편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로리카 스쿠아마타를 되살리기 위해 고고학자와 역사학자들이 달라붙어 3년 넘게 열심히 작업했다"며 "오늘날에 되살아난 완전한 형태의 유일한 로리카 스쿠아마타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ERRCL은 이 갑옷이야말로 당대 최고의 무구 제작 기술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로마제국은 멸망한 지 수 세기가 지났지만 고집스러운 장인 정신은 지금도 본받을 만하다는 이야기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카살레 빌라 로마나 유적에서 나온 고대 회화. 병사들이 입은 갑옷이 로리카 스쿠아마타다. <사진=ERRCL 공식 X>

복원 관계자는 "로마군은 판갑을 가죽끈으로 연결한 로리카 세그멘타타(Lorica Segmentata)를 수 세기 이용했는데, 틈이 많은 판갑 대신 작은 미늘 수백 장을 연결한 로리카 스쿠아마타가 이를 대체했다"며 "이 갑옷은 아마 476년 황제 로물루스 아우구스툴루스가 물러나고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기 직전까지 사용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로리카 스쿠아마타의 각 미늘 두께는 1㎜ 이하로 보호 능력과 유연성의 균형을 중시했다. 너무 비싸 어느 군단이든 사용하지는 못했다. 겹친 미늘이 복잡하게 연결된 것이 특징으로 내구성과 미관을 높이기 위해 주석이나 화이트 메탈로 마감했다. 여러모로 판갑보다 우수했지만 상향식 찌르기에는 취약했다.

로마군은 스쿠아마타 외에도 여러 로리카 시리즈를 만들었다. 이 중에는 미늘이 깃털을 닮은 로리카 플루마타(Lorica Plumata)도 있다. 학자들은 로마군이 로리카 갑옷들을 유용성이나 비용, 전술에 따라 병사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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