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이 지구에 출현하기 전인 약 2억8000만 년 전 생태계의 정점에 군림한 것으로 보이는 거대 포식자가 특정됐다. 현생종 도롱뇽과 흡사한 이 생물은 몸길이가 최장 3m에 달한 것으로 추측된다.

미국 필드박물관 연구팀은 8일 공식 채널을 통해 공룡보다 대략 4000만 년 일찍 지구에 등장한 수수께끼의 생물 가이아시아 젠니아에(Gaiasia jennyae)를 소개했다.

나미비아에서 화석이 발굴된 가이아시아 젠니아에는 일단 사지동물이지만 물고기 아가미 같은 구조물을 가진 것으로 생각된다. 두개골의 길이만 0.6m 이상, 성체의 몸길이는 2.5~3m로 생각된다.

화석을 토대로 아티스트가 그린 가이아시아 젠니아에 <사진=Gabriel Lio>

조사 관계자는 "가이아시아의 두개골은 크기도 그렇지만 마치 화장실 좌변기 같은 형태"라며 "여러모로 지금의 왕도롱뇽 형태가 보이지만 훨씬 위압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보다 거대한 가이아시아는 늪이나 호수 바닥에 웅크렸다 순식간에 사냥하는 수법을 썼을 것"이라며 "사냥감을 우악스럽게 먹어치울 수 있는 거대한 송곳니와 탄탄한 이빨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발견된 가이아시아 젠니아에의 화석은 두개골 및 척추 일부다. 화석이 나온 나미비아 북서부 가이아스 지층을 따 명명됐으며, 한때 곤드와나 초대륙의 남부에서 번성한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현재의 나미비아는 가이아시아 젠니아에가 활동할 당시 지금보다 훨씬 남쪽에 있었고, 오늘날의 남극 최북단 지점과 거의 평행했다.

가이아시아 젠니아에의 화석. 두개골 모양이 인상적이다. <사진=필드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이번 화석은 공룡에 앞서 지구 생태계를 호령한 새로운 포식자를 특정함과 동시에, 고대 생물의 신비를 파헤치는 단서이기도 하다"며 "이 생물이 살았던 페름기는 빙하시대가 끝나가던 시기로 적도 부근은 건조해지기 시작했고 생물들은 새롭게 진화했다. 다만 극지에 가까운 지역은 습지가 남아 가이아시아 같은 생물은 원시적 특징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이아시아 젠니아에의 아가미는 물에서 살기 위한 기관이고, 육지에 완전히 적응하지는 못했지만 엄연히 사지를 가졌다"며 "더 조사하면 포유류나 파충류 등 현생종 동물 그룹의 숨은 비밀을 많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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