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째 우정을 이어가는 여성과 담수어의 특별한 사연이 올해도 화제다. 흔히 물고기는 지능이 떨어져 사물의 형상이나 사람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다고 여겨지지만, 이야기의 주인공 그리니는 여성과 무려 9년째 친구로 지내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에 거주하는 여성 홀리 조젠슨은 그리니와 올해로 9년째 알고 지내는 사이다. 홀리 조젠슨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올린 영상을 통해 2024년에도 그리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홀리 조젠슨과 그리니의 만남은 2015년 시작됐다. 타지에서 일하는 홀리 조젠슨은 매년 여름 고향을 찾아 집 근처 호수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어느 날 그를 유독 쫓아다니는 물고기를 발견했다.

물고기는 지능이 낮다고 여겨지지만, 사람을 알아보고 우정을 나누는 경우도 있다. <사진=pixabay>

사진을 찍어 전문가에게 보인 그는 물고기가 북미 원산의 담수어 선피쉬인 것을 알아냈다. 홀리 조젠슨은 물고기와 인연을 특별하게 여겨 그리니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그리니는 놀랍게도 그가 호수를 찾을 때마다 물가로 다가왔다. 홀리 조젠슨은 "혼자만의 생각일지 모르나, 그리니는 저를 알아보고 인사하는 듯했다"며 "재롱도 부리고 먹이도 곧잘 받아먹는 게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과 다름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해 겨울 호수가 얼 때가 되자 걱정이 됐다. 이듬해 봄에도 그리니를 만날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라며 "다행히 2016년 봄 얼음이 녹은 호수에서 그리니와 재회했다. 우리의 우정은 올해로 벌써 9년째"라고 자랑했다.

홀리 조젠슨은 그리니가 왜 자신을 알아보고 반기는지 이유는 모른다. 영상을 접한 전문가들은 그리니가 농어목 물고기 그린 선피쉬(Green sunfish, 학명 Lepomis cyanellus)이며, 블루길이나 배스의 친척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한 수생생물 전문가는 "25~30㎝까지 자라는 선피쉬의 수명은 5~15년으로, 그리니는 이미 노령"이라며 "미국에서 낚시꾼들에게 널리 인기 있는 물고기라 낚일 위험성은 얼마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홀리 조젠슨이 그리니와 시간을 보내는 영상을 일반에 공개하면서도 정확한 위치는 알리지 않은 것은 포획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홀리 조젠슨은 비밀의 호숫가에서 그리니 외의 다른 물고기 친구도 여럿 만났다고 전했다. 작가로 활동 중인 그는 현재 그리니와 특별한 우정을 그린 책을 집필 중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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