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적이고 반사회적인 행동을 반복하는 청소년들은 뇌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공격성이 특징인 청소년 행위장애와 관련된 새로운 뇌 영역도 확인돼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국제 학술지 란셋 정신과학(The Lancet Psychiatry) 8월호에 이런 내용을 담은 실험 보고서를 공개했다. 청소년의 행위장애는 일반적인 장난이나 반항보다 위중한 반사회적 행동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NIH 정신의학 전문가 다니엘 파인 박사는 "행위장애는 청소년의 정신장애 중 비중이 가장 크지만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치료도 충분하지 않은 실정"이라며 "행위장애를 유발하는 뇌 특정 범위나 활동을 이해하는 것은 이 장애를 극복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고 전했다.

행위장애를 가진 소아와 청소년, 청년은 뇌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NIH는 영국 버밍엄대학교 및 바스대학교 뇌신경과학자들이 참여하는 반사회적 행위 연구 그룹과 공동으로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했다. 전 세계 15개 연구에 참가한 7~21세 소아 및 청소년, 청년의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팀은 행위장애를 가진 청소년은 뇌 피질 전체 및 피질 34개 영역 중 26개 영역의 총 표면적이 작고 그 중 2개 영역은 피질 두께가 얇은 사실을 알아냈다.

다니엘 파인 박사는 "행위장애 진단을 받은 청소년 1185명과 그렇지 않은 청소년 1253명의 대뇌피질 표면적과 두께, 및 뇌의 각 영역 부피가 비교됐다"며 "행동이나 인지, 감정 제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 영역이 작아지고 있다는 점이 확연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다툼은 흔한 일이지만 유독 공격적이고 반사회적인 행위장애라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사진=pixabay>

실험 결과 행위장애가 있는 청소년은 편도체와 해마, 시상 등 피질 아래 영역도 부피가 작았다. 이러한 영역은 행위장애에서 보여지는 문제 행동의 제어에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지금까지도 연구에서 행위장애와 관련이 있는 뇌 영역이 발견됐지만 이번 연구에서 처음으로 연관성이 밝혀진 영역도 있다.

다니엘 파인 박사는 "이번 연구는 행위장애가 뇌의 구조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 확실하게 증명됐다"며 "뇌의 구조 차이와 행위장애 증상의 인과관계를 밝히거나 뇌의 특정 영역에 주목해 치료법을 떠올리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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