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약 12광년 떨어진 새로운 슈퍼 주피터(Super Jupiter)가 특정됐다. 우주를 날아다니는 관측 장비가 직접 촬영한 외계행성 중에 가장 오래되고 온도도 제일 낮아 천문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5일 공식 채널을 통해 태양계 밖의 거대 가스 행성 '인디언자리 엡실론 Ab(Eps Ind Ab)'를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인디언자리 엡실론 Ab'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에 탑재된 중간 적외선 장치(MIRI)를 통해 촬영됐다. 아래 사진 중 빛을 발하는 왼쪽 천체가 '인디언자리 엡실론 Ab'다. 중앙의 별 마크가 주성이며, 빛은 차폐됐다.

NASA는 "외계행성 '인디언자리 엡실론 Ab'는 우주 거리로 따지면 가까운 약 12광년 밖의 항성을 공전한다"며 "지상 망원경으로 포착한 적이 없는 외계행성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직접 촬영한 첫 외계행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알려진 외계행성 약 5000개는 행성이 주성 앞을 가로지를 때 주성의 빛 변화를 이용하는 트랜싯 법으로 간접 발견했다"며 " 트랜싯 법이 아닌 직접 촬영법으로 포착된 외계행성은 25개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인디언자리 엡실론 Ab'는 특별한 25개 외계행성들 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온도도 낮다. 같은 방법으로 잡아낸 외계행성들의 나이가 최단 1억, 최장 5억 년인데 데, '인디언자리 엡실론 Ab'는 이보다 7배는 오래됐다. 특히 목성의 6배 질량을 가진 거대 가스 행성이라는 점에서 슈퍼 주피터로 분류됐다.

NASA는 "태양을 닮은 밝은 항성 '인디언자리 엡실론A'를 공전하는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보고됐다"며 "이를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잡아낸 것은 놀랍다. 표면 온도가 약 0℃로 일반 가스 행성에 비해 훨씬 차갑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NASA에 따르면, '인디언자리 엡실론 Ab'는 주성으로부터 1천문단위(약 1억5000만㎞)의 약 15배 떨어진 궤도를 공전한다. 공전 주기는 약 200년으로 생각된다. 이는 태양계의 해왕성(약 165년)보다 길다.

이번 관측에서는 저온 천체에서 주로 방사되는 적외선까지 잡아내는 고감도 MIRI를 이용했다. MIRI는 주성에서 나오는 빛을 차폐해 인공 식(천체의 일부나 전부를 다른 천체가 가리는 현상)을 일으키는 코로나그래프(coronagraph)를 갖췄다. 덕분에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밝은 별빛을 임의로 차단하고 주위를 관측할 수 있다.
학계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뛰어난 성능과 함께, '인디언자리 엡실론 Ab'가 지구에서 상당히 가까워 이번 촬영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에리다누스자리 방향으로 약 10.5광년 떨어진 또 다른 슈퍼 주피터 '에리다누스자리 엡실론별 b'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가까운 만큼, 향후 반사광을 측정해 기후나 대기의 화학 조성을 알아낼 것으로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