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파고스 제도의 새로운 열수 분출공이 스쾃 로브스터(Squat lobsters)에 의해 발견됐다. 1977년 열수 분출공이 세계 최초로 확인된 곳 근처라는 점에 학계 관심이 쏠렸다.

미국 슈미트 해양연구소(SOI)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갈라파고스 제도 북쪽으로 400㎞ 떨어진 갈라파고스 확산 센터(Galapagos Spreading Center, GSC) 해저에서 새 열수 분출공을 특정했다고 밝혔다. GSC는 코코스 판과 나스카 판이 만나는 곳이며 세계 최초의 열수 분출공이 발견된 해역이다.

SOI 연구팀은 GSC 부근에서 새 열수 분출공을 찾기 위해 무려 15년간 탐사 활동을 벌여왔다. 일반적으로 열수 분출공은 해저 판의 가장자리나 마그마가 지표로 올라와 융기한 곳에 분포한다.

갈라파고스 확산 센터(GSC) 인근 해저에서 새로 발견된 열수 분출공 <사진=SOI 공식 홈페이지>

열수 분출공은 지열로 따뜻해진 해수가 분출하는 해저의 굴뚝이다. 바닷물이 마그마에 의해 가열돼 뜨거워지면서 상승, 암반의 균열에서 뜨거운 해수가 뿜어져 나온다. 이곳에서는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여러 생명체가 존재해 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SOI의 탐사에 참가한 미국 리하이대학교 화학해양학자 질 맥더모트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열수 분출공 약 550개 발견됐지만 그 형태나 주변 생태계가 제대로 확인된 것은 절반에 불과하다"며 "이번 발견은 고성능 장비도 아닌 스쾃 로브스터들의 추적 과정에서 이뤄져 더욱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SOI 연구팀은 흰색 스쾃 로브스터 떼를 추적하다 열수 분출공을 발견했다. <사진=SOI 공식 홈페이지>

SOI에 따르면, 연구팀은 GSC 동부 해저를 탐사하던 중 수많은 스쾃 로브스터 떼와 조우했다. 맥더모트 교수는 "온몸이 새하얀 스쾃 로브스터 떼는 산소가 거의 없는 GSC 해저를 무리 지어 다녔다"며 "이끌리듯 스쾃 로브스터 떼를 따라가던 중 9178㎡에 이르는 열수 분출공 지대가 나타났다"고 돌아봤다.

이어 "광활한 GSC는 세계 최초로 열수 분출공이 발견된 곳 바로 근처"라며 "지난 8월 SOI가 조사한 열수 분출공 생태계에서 확인된 관벌레(튜브웜, tube worm) 및 조개류, 화학 합성으로 연명하는 박테리아, 미네랄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생물들 역시 특정됐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열수 분출공 주변에 자리하는 관벌레 다발 <사진=SOI 공식 홈페이지>

관벌레는 열수 분출공 주변의 화학 합성 생태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생물로 여겨진다. 열수 분출공은 일반 해저와 전혀 다른 환경이기 때문에 여기에 적응한 생물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살아간다.

SOI에 따르면 새로운 열수 분출공에서는 길이가 몇 m에 달하는 거대한 갈라파고스 관벌레 다발과 커다란 조개류도 발견됐다. SOI는 열수 분출공 주변 생태계를 수중 관측 로봇 수바스티안(Su Bastian)을 동원해 보다 자세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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