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희박하게나마 대기가 존재하는 주된 이유는 운석 충돌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천문학자들은 달 표면 원자들이 공중으로 튀어 대기를 형성한다고 여겨왔는데, 그 원인이 운석 충돌이라는 가설이 이번 연구로 입증됐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등이 참여한 공공 연구팀은 이달 초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낸 조사 보고서에서 달의 외기권, 즉 대기권 최상층이 대부분 운석 충돌에 의해 유지된다고 전했다.

달은 운석의 충돌로 표면이 증발하는 이른바 충격 기화(impact vaporization, 충돌 증발)가 일어난다. 연구팀은 운석이 달 표면에 충돌하면서 날아오른 원자들이 우주로 날아가지만 대부분 달에 머물러 얇고 희박한 대기를 만든다고 결론 내렸다.

달 표면의 운석 충돌을 보여주는 상상도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시카고대 천문학자 티모 홉 연구원은 "달은 약 45억 년 전 탄생한 이래 끊임없이 운석 충돌에 노출돼 왔다"며 "그 결과 달 지표면의 기화로 원자들이 계속 보충돼 약하지만 안정적인 대기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NASA의 달 관측 위성 라디(FADEE)는 2013년 달 궤도를 돌면서 대기의 상세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를 분석한 천문학자들은 달의 대기가 운석 충돌과 태양풍에 의해 형성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티모 홉 연구원은 "태양풍에 포함된 하전 입자가 달 표면의 원자를 튕겨주는 이온 스퍼터링(ion sputtering) 역시 대기를 유지하는 요인"이라며 "우리 조사에서는 태양풍에 의한 영향은 30% 내외이고 운석 충돌에 의한 영향이 70%가량으로 절대적임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NASA의 달 관측 위성 라디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이번 조사에서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들이 1960년대 아폴로 계획 당시 달에서 갖고 돌아온 토양 샘플을 분석했다. 샘플을 분말로 만들고 여기에 포함된 칼륨과 루비듐의 동위원소를 조사한 결과 둘 다 휘발성으로 밝혀졌다.

티모 홉 연구원은 "휘발성이라는 것은 운석의 충돌이나 이온 스퍼터링에 의해 토양이 증발했음을 시사한다"며 "더 가벼운 동위원소와 무거운 동위원소의 비율을 조사해 달의 대기가 주로 충격 기화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운석이 낙하할 때 대기중의 원자가 증가한다는 사실만으로는 달의 대기가 존재하는 이유를 확실히 설명하지 못했다"며 "우리 연구에서 칼륨과 루비듐의 동위원소를 측정, 달의 대기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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