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상어의 단위생식이 가능한 유전학적 증거가 처음 확인됐다. 단위생식이란 암컷이 단독으로 새끼나 알을 낳는 현상으로, 상어에서는 까치상어과 별상어속에서 주로 관찰된다.
이탈리아 동물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5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공개한 실험 보고서에서 별상어속 상어들의 단위생식과 관련된 유전학적 증거를 제시했다. 별상어속에는 별상어와 극지별상어, 개상어 등이 포함된다.
연구팀은 상어의 단위생식 분석을 위해 별상어속 커먼 스무드 하운드(학명 Mustelus mustelus) 암컷을 들여다봤다. 조사 관계자는 "별상어의 단위생식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우리 연구에서는 유전적 증거를 찾는 것이 핵심이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수족관에서 사육되는 커먼 스무드 하운드 암컷의 샘플을 받아 유전자 마커를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암컷의 유전자에서 호모 접합체를 발견했다. 호모 접합체는 같은 대립 유전자가 접합하면서 발생하는 개체를 뜻한다.
조사 관계자는 "암컷이 낳은 새끼를 조사한 결과 자가접합으로 확인됐다"며 "자가접합은 자가수정의 일종으로 난자가 추가적인 유전 물질 없이도 정상적으로 염색체를 갖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부모의 세포가 분열하면서 난자나 정자가 만들어질 때 2개의 염색체가 반으로 줄어든다. 수컷의 경우 이로 인해 2개의 정자가 발생하는 한편, 암컷은 하나의 난자와 극체라는 잔여물이 생긴다.
조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극체는 수정에 관여하지 않고 퇴화해 사라진다"며 "극히 드물게 극체가 난자와 합쳐져 새끼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해서 태어나는 것이 단위생식 별상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단위생식과 관련된 유전자는 모두 모체로부터 물려받은 것이지만 다소 변형된 관계로 완전한 복제로 볼 수는 없다"며 "이렇게 태어나는 새끼는 모두 암컷이 된다"고 덧붙였다.
단위생식은 까치상어나 별상어를 비롯해 여러 종에서 나타난다. 가오리 등 어류를 시작으로 코모도왕도마뱀 같은 파충류, 모란앵무 등 조류, 대벌레 등 곤충류에서 단위생식이 보고된 바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