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주변부 헬륨 누출 문제를 일으킨 스타라이너(Starliner, CST-100) 우주선이 결국 비행사 없이 무인 귀환한다. 스타라이너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한 비행사 2명은 내년까지 발이 묶이게 됐다.
보잉과 미 항공우주국(NASA)은 24일(현지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현재 ISS에 도킹해 있는 스타라이너가 우주비행사를 태우지 않고 지구로 돌아온다고 발표했다.
스타라이너는 우주택시를 원하는 보잉과 스페이스X 이외의 업체를 통해서도 ISS를 왕복할 우주선이 필요했던 NASA의 합작품이다. 지난 6월 5일 NASA의 베테랑 비행사 배리 윌모어(62)와 미 해군 조종사 출신 우주비행사 수니타 윌리엄스(59)를 태우고 발사된 스타라이너는 이튿날 ISS에 도착했다.

스타라이너는 발사 직전 엔진 주변의 헬륨 누출이 확인됐다. 이미 여러 차례 발사를 연기했던 보잉은 비행이 가능하다는 판단하에 발사를 강행했다. 스타라이너는 ISS로 비행하는 도중 사고를 일으키지 않았지만 헬륨 누출 부위가 늘어 도착 직전 추진기 28기 중 5기가 정지됐다. 이중 1기는 아예 사용 불가 판정이 내려졌다.
보잉은 우주개발 부문 적자 속에서도 스타라이너 개발에 매달려 왔다. 2022년 5월 두 번째 무인 발사 및 궤도 비행에 성공했고 1개월 뒤 유인 미션 계획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2023년 상반기 첫 유인 미션을 예정했다가 그해 7월로 시기를 미뤘고 얼마 뒤에는 무기한 연기를 발표했다. 올해 5월에는 로켓 문제로 난항을 겪었고 6월 마침내 첫 유인 미션에 나섰다.

배리 윌모어와 수니타 윌리엄스의 스타라이너 유인 비행 미션 일정은 원래 최장 열흘이었다. 발이 묶인 두 우주비행사는 ISS에 더 머물다 내년 2월 스페이스X의 우주선을 이용해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다.
스타라이너의 엔진 문제로 보잉과 NASA 모두 난감한 상황이다. 비행사들과 물자를 원활하게 ISS로 수송하려던 NASA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계속된 일정 지연과 적자를 감수하고 스타라이너를 개발한 보잉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발이 묶인 두 비행사가 스페이스X 우주선을 타고 귀환하는 점은 보잉 입장에서 큰 굴욕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