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의 소용돌이 팔처럼 거대한 가스 띠를 힘차게 흡입하며 성장하는 3중 원시별(원시성)이 전파망원경에 포착됐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대규모 전파망원경군 알마(ALMA)를 운용하는 유럽남천천문대(ESO)는 4일 공식 채널을 통해 서울대학교를 비롯해 미국, 대만, 덴마크 등 국제 천문학 연구팀이 일궈낸 3중 원시별 'IRAS 04239+2436'의 관측 성과를 소개했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이정은 교수와 지구과학교육과 권우진 교수가 속한 국제 연구팀은 항성의 초기 단계인 원시별의 실상을 포착하려 했다. 압축된 원시별 후보 19개를 대형 전파간섭계 알마로 관측하는 과정에서 'IRAS 04239+2436' 속 원시별 3개에 천체의 재료인 가스를 공급하는 거대한 띠 3개가 있음을 확인했다.

서울대학교가 참여한 국제 연구팀이 알마 전파망원경군을 이용해 잡아낸 3중 원시별 'IRAS 04239+2436'의 상상도. <사진=ESO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IRAS 04239+2436' 주변의 가스가 내는 전파를 알마를 이용해 관측한 결과, 그 진상이 상세하게 드러났다"며 "원시별 3개가 모인 'IRAS 04239+2436' 주변에는 길이가 무려 400천문단위(1천문단위는 약 1억5000만㎞)에 이르는 소용돌이 팔 같은 가스 띠 3개가 존재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신비로운 가스 띠를 확인한 것은 물론, 알마의 주파수 변화로부터 가스가 움직이는 속도를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며 "각 속도를 수치 시뮬레이션과 비교한 결과 이들 띠가 원시별 3개에 가스를 공급하는 스트리머 역할을 한다고 결론 내렸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다중 원시별의 역동적인 형성 과정을 상세히 밝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원시별은 항성 탄생의 초기 단계로, 태양과 같은 항성 대부분은 'IRAS 04239+2436'과 같이 2개 이상의 여러 항성이 존재하는 다중성에서 탄생한다고 여겨진다.

알마 망원경이 잡은 3중 원시별 'IRAS 04239+2436'(왼쪽). 1, 2, 3은 소용돌이 팔 형태의 가스 띠를 각각 가리킨다. A 영역에 원시별 2개, B 영역에 1개가 분포한다. 오른쪽은 수치 시뮬레이션으로 본 'IRAS 04239+2436'이며, +는 각 원시별의 위치를 알려준다. <사진=EOS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원시별이 모인 다중성의 형성 메커니즘은 항성의 탄생을 이해하는데 중요하지만 자세히 관측된 적이 없다"며 "최근 전파망원경을 활용한 다중성 관측에서 원시별을 향해 가스가 흘러드는 스트리머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트리머는 원시별이 가스를 흡입하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지만 어떻게 형성되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다중 원시별 주위의 가스 흐름은 구조가 복잡해 스트리머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서는 알마 망원경에 의한 추가 고해상도 관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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