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텔기우스의 빛이 줄어든 것은 폭발의 전조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행성X 니비루'와 더불어 종말론의 주요 떡밥인 베텔기우스(Betelgeuse)는 오리온자리 사변형의 왼쪽 위 꼭짓점 별로 육안으로 볼 수 있을 만큼 붉게 빛난다. 

겨울에 특히 잘 관측되는 오리온자리의 베텔기우스는 2019년 가을부터 올해 초 사이 밝기가 급격하게 줄어 초신성(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폭발 후 탄생하는 별)화하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행히 베텔기우스는 이후 밝기를 서서히 회복해 폭발하지 않았다. 학자들은 최근 관측 결과 빛이 줄어든 것은 남반구로부터 방출된 대량의 플라즈마 탓이라고 추측했다. 이 플라즈마가 냉각돼 먼지구름이 형성됐고, 베텔기우스의 광량을 막아 그만큼 어두워보였다는 설명이다.

베텔기우스의 감광현상은 2019년 12월 언론을 통해서도 전해졌다. 올해 2월 베텔기우스 전체의 광량이 평소의 2/3까지 줄면서 육안으로도 그 변화가 관찰될 정도였다. 이 밝기는 베텔기우스를 연구한 학자들의 150년 자료들 중 최저치였다.

베텔기우스 <사진=pixabay>

사실 베텔기우스는 종말론자 사이에서 매우 유명하다. 마야인이 남긴 달력을 근거로 2012년이 지구종말의 해로 언급될 당시 ‘두 개의 태양설’ 혹은 ‘베텔기우스 초신성설’이 급부상했다. 반지름이 태양의 800배에 달하는 거대한 베텔기우스가 폭발을 일으켜 두 개의 태양이 탄생하고, 이 때문에 인류가 멸망한다는 과학적 가설이었다.

실제 미항공우주국(NASA)은 2011년 초 오리온자리를 구성하는 적색별 베텔기우스가 초신성폭발을 일으킬 징후가 포착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구로부터 약 640광년 떨어진 베텔기우스는 우주에서 9번째로 밝은 거대한 별로 존재감이 남달랐다. 이 별이 종말론과 맞물리면서 일부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감이 대단했다.  

베텔기우스가 폭발할 경우 두 번째 태양이 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2010년을 전후해 활발하게 제기돼 왔다. NASA가 2011년 1월6일 공개한 영상에는 베텔기우스의 표면에 두 개의 커다란 백색 반점이 관측됐다. 과학자들은 이것이 베텔기우스 내부의 온도변화를 보여주며, 당장 폭발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과학자는 베텔기우스가 지구로부터 엄청난 거리에 위치하기에 이미 폭발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는 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중에 밝혀졌다.  

수명이 수 백만년으로 추정되는 베텔기우스는 사실 폭발이 임박했다는 게 과학계의 견해다. 호주 퀸즈대학 물리학교수 브래드 터커 박사는 "초신성화해 폭발을 일으키면 블랙홀이 되지만 폭발 직후 2주간은 강렬하게 타오르면서 이 시기만큼은 지구에서도 밤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Harvard-Smithsonian Center for Astrophysics)의 안드레아 듀플리 박사 역시 베텔기우스가 결국 초신성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베텔기우스는 은하수에서도 밝은 별이지만 지금 그 일생의 끝에 다다라 초신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별의 폭발 직전 거동은 알 수 없지만, 베텔기우스가 초신성이 되려 한다는 불길한 징조는 얼마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터커 박사는 베텔기우스가 폭발해도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신성폭발을 일으킨 별로부터 25광년 범위 내의 별들은 강력한 에너지 탓에 소멸되지만 지구와 640광년 떨어진 베텔기우스가 폭발하면 에너지가 도달하더라도 99%가 무해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일부 과학자들은 "초신성이 폭발할 때 방출되는 에너지의 영향권은 어디까지나 과학적 가설에 불과하다"며 "베텔기우스 만한 별이 폭발할 경우 지구에 막대한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여전히 우려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