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의 대명사 고양이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목소리와 몸짓을 모두 동원하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파리 제10대학교는 8일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고양이는 대체로 사람이 음성과 동작을 모두 사용할 때 관심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도도한 고양이의 관심을 보다 쉽고 확실하게 유도하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비교행동학 및 인지학 측면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연구팀은 일반 가정에서 아무 탈 없이 지내는 반려묘 12마리를 선별했다. 고양이가 연구자들과 익숙해지도록 최소한의 시간을 보낸 뒤, 한 마리씩 방에 넣고 관심을 끄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고양이와 마주한 연구자는 ▲일반 목소리 ▲pspspsps(영어권에서 고양이를 부를 때 사용하는 소리) ▲pff(한국으로 치면 '쭈쭈'에 해당하는 표현) 등 서로 다른 소리를 내며 관심을 유도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고양이가 자신을 부를 때 사용하는 소리의 내용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으며, 음성에 몸짓을 섞을 때 보다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실험 관계자는 "집사들은 고양이를 부를 때 반려견처럼 이름을 부르거나 특징적인 소리를 내곤 한다"며 "고양이는 개와 달리 음성과 몸짓 모두 사용해야 '못 이긴 척' 관심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양이는 집사와 다른 사람의 전화 목소리를 구분할 정도로 음성에 민감하지만, 소리만으로 고양이의 흥미를 유발하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고양이가 시각적 신호에 반응한다는 것을 보여준 이번 실험이 다소 의외라는 입장이다. 동물행동심리학자들은 개들과 달리 고양이는 집사나 주변인의 몸짓에 대체로 무관심하다고 생각해왔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고양이가 흥미를 느끼는지 궁금하면 꼬리를 살피라고 조언했다. 이번 테스트에서 고양이는 음성 신호에 꼬리를 움직이며 반응했고, 특히 소리도 몸짓도 없이 가만히 응시할 경우 더 크게 꼬리를 흔들며 안절부절못했다.
실험 관계자는 "개는 보통 기쁘거나 잔뜩 흥분될 때 꼬리를 격하게, 특히 오른쪽으로 흔든다"며 "반대로 고양이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쾌할 때, 성마를 때 꼬리를 흔드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인간과 마찬가지로 고양이는 상대방의 의도를 읽지 못하면 불안감을 느낀다"며 "친숙한 집사라도 아무 소리 없이 지켜보기만 하면 고양이는 예민해지고 때로 공격적이 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