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로 진행된 소행성 타격 미션에서 발생한 파편이 지구에 날아들 가능성이 제기됐다. 속도가 가장 빠른 분출물은 7년 정도면 지구에 도착할 것으로 학자들은 내다봤다.
유럽우주국(ESA) 천문학자 마이클 쿠퍼스 박사 연구팀은 최근 국제 논문 저장소 아카이브(arXiv)에 낸 조사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22년 9월 27일 인류 최초의 행성 방어 프로그램 'DART(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를 실행, 소행성 타격에 성공했다.
'DART' 미션의 목표물은 한때 지구 충돌 가능성이 있던 소행성 디디모스의 위성 디모르포스다. 이를 소형 우주선으로 타격하는 미션이 성공하면서 수많은 파편이 분출됐다. 충돌 초기에만 약 40개의 큰 파편이 확인됐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훨씬 작고 많은 조각들이 흩어졌다.
'DART' 미션 이후 디모르포스의 상황은 NASA는 물론 ESA, 이탈리아우주국(ASI) 등 우주개발 주체들이 면밀히 추적·관찰했다. 연구팀은 특히 'DART' 우주선을 뒤따르며 소행성 타격 미션 전체를 모니터링한 ASI의 소형 위성 '리시아큐브(LICIACube)'의 데이터를 조사했다.
마이클 쿠퍼 박사는 "'리시아큐브'가 모은 정보를 토대로 충돌 후 발생한 미세 입자들을 슈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개중에는 지구에서 관측되는 유성 정도의 입자도 있었다"며 "우리 연구가 맞는다면 일부는 10년 이내에 지구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디모르포스는 가장 길쭉한 부분의 길이가 160m에 불과하고 분출물 크기도 작아 지구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인류의 첫 행성 방어 프로그램 결과 지구에 목표물의 분출물이 날아드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디모르포스의 입자 일부는 7~13년 정도면 화성에 도달할 수 있고, 가장 빠른 입자는 단 7년, 길어도 10년 만에 달 또는 지구에 도착한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 결과가 향후 진행될 또 다른 행성 방어 미션의 정확도와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