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게임의 규칙 변화를 재빠르게 이해할 만큼 똑똑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자들은 말의 지능지수(IQ)가 60~70으로, 최대 100이 넘는 영장류에 한참 뒤떨어진다고 여겨왔다. 

영국 노팅엄트렌트대학교 연구팀은 논문 정보 사이트 사이언스다이렉트에 최근 공개한 실험 보고서에서 말의 지능이 생각보다 높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말의 지능 수준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대학이 사육·관리하는 11~22세 말 20마리(암컷 7마리, 수컷 13마리)를 무작위로 선택해 실험했다.

우선 말이 코로 카드를 건드리면 보상을 주는 1차 실험을 진행했다. 2차 실험에서는 전등이 꺼진 상태에서 카드를 건드릴 때만 보상을 줬다. 3차 실험에서는 전등이 켜져 있을 때 카드를 접촉한 말들은 보상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일정 시간 게임 참가를 제한했다.  

말은 지금까지 학자들이 생각한 것보다 똑똑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pixabay>

말들은 1차 실험에서 너도나도 카드를 접촉해 보상을 받았다. 2차 실험에서 말들은 우연히 전등이 꺼진 타이밍에 카드를 건드려 보상을 받았다. 말들은 이때까지 바뀐 규칙을 모르는 듯했다. 3차 실험에서 페널티가 뚜렷해지자 말들의 실수가 크게 줄었다. 최종적으로 말들은 제대로 보상을 받기 위해 전등 상태에 신경을 썼다.

실험에 참가한 루이스 에반스 연구원은 "1차 실험을 이해한 말들은 자꾸만 카드를 접촉해 보상을 받았다"며 "특정 조건에 맞춰 보상을 주는 2차 실험에 이어 실수에 대한 페널티가 부여된 3차 실험을 거치는 사이 말들은 인지력을 발휘해 실험 내용을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타이밍을 파악해 카드를 접촉하는 게임은 인간의 경우 사고력과 관련된 전두전야를 이용한다"며 "말의 전두전야는 덜 발달된 영역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말이 인간과 같은 방법으로 게임의 규칙을 이해하는지는 불명"이라고 덧붙였다.

말은 경주할 때 자신이 속도 경쟁 중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주장도 있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실험 결과가 말의 수준 높은 이해력을 잘 보여줬다는 입장이다. 루이스 연구원은 "동물들은 보통 같은 작업을 반복하며 서서히 새로운 지식을 얻는데, 말은 1차, 2차, 3차로 실험 내용이 바뀌고 페널티가 도입되는 것을 빠르게 인지했다"며 "이는 말이 상상 이상으로 영리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말은 예로부터 인간의 생활과 밀접한 동물로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학자들은 말의 지능이 생각보다 높지 않으며, 경주마의 경우 레이스에 참가 중이라는 자각을 못할 뿐만 아니라 다른 말보다 빨리 달리려는 욕구도 없다고 여겨왔다.

다만 2021년 이탈리아 피사대학교 연구에서 말이 거울에 비친 자신을 인식하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말의 지능에 대한 학자들의 인식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번 연구는 말의 뛰어난 지능 수준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많은 동물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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