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상공에서 병원균을 포함한 수백 종류의 미생물이 검출됐다. 이 같은 사실은 아직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가와사키 병을 연구하던 유럽 학자들이 수차례 진행한 비행기 조사에서 드러났다.

스페인 카탈루냐고등연구기관(ICREA) 연구팀은 9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낸 조사 보고서에서 일본 상공의 대기 경계층에서 수백 가지의 세균과 진균을 채취했다고 전했다.

대기 경계층은 해발 1000~3000m로 지구 대기권의 최하층을 일컫는다. 연구팀은 이 높이를 세스나 비행기로 날며 세균을 포집하는 실험을 10회가량 실시했다. 260개 넘는 진균 포자와 작은 티끌에 부착된 세균 약 300종이 확인됐는데, 중국 광산에서 날아온 것으로 여겨지는 희귀 금속 하프늄도 고농도로 검출됐다.

일본 대기 경계층에서 수백 가지 세균과 진균, 병원균, 희귀 금속이 검출됐다. <사진=pixabay>

ICREA 자비에 로도 박사는 "우리가 얻은 미생물의 대부분은 식물이나 토양에서 유래한 것이지만, 그중에는 인간의 체내에 살지 않는 것도 포함됐다"며 "개중에는 1900㎞ 넘는 거리를 날아왔다고 보이는 것도 있었다. 일부는 아직 살아있어 실험실에서 배양하자 증식했다"고 전했다.

가와사키 병은 1967년 일본 소아과 전문의 가와사키 도미사쿠가 처음 보고해 알려졌다. 일본인 등 동아시아계 인종의 4세 이하 영유아에 발병한다. 발열과 눈의 충혈, 구순 발적, 발진, 손발의 변화, 림프절 부종 등이 주요 증상이다.

세스나 기를 통해 일본 대기 경계층의 세균을 포집한 연구팀은 중국에서 날아온 것으로 보이는 희귀 금속도 확인했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중국 북동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가와사키 병에 연관된 것으로 의심해 왔다. 이번에 발견된 미생물 중에는 잠재적인 병원균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자비에 박사는 "이들 미생물이 실제로 지상에 떨어져 인간에게 병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면서도 "포집한 세균의 약 3분의 1이 인간 대상의 병원균이 될 가능성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상공에 포함된 병원균의 수는 환기가 되지 않는 건물 안에서 감염자가 토한 숨에 포함된 병원균 수보다 훨씬 적었다"며 "우리 연구가 가와사키 병의 수수께끼를 밝힌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먼 곳에서 바람을 타고 온 병원균이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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