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의 고대 민족 픽트인(Pictish)의 반지가 1000년 넘게 잠들었다 발굴됐다. 픽트인은 영국이 로마제국의 지배를 받던 시절 스코틀랜드에 거주한 것으로 생각되는 코카소이드다.

애버딘대학교 역사학·고고학 연구팀은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스코틀랜드 모레이의 고대 유적 버그헤드 요새(Burghead fort)에서 발견된 기묘한 형태의 반지를 소개했다. 연대 측정 결과 제작된 지 1000년이 지난 것으로 확인된 반지는 픽트인의 것으로 추측됐다.

애버딘대 고고학자 고든 노블 교수는 "반지는 마치 하늘에 떠있는 연처럼 생겼다"며 "중앙의 붉은 장식은 석류석으로 비싼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은 상당히 공을 들였다"고 평가했다.

스코틀랜드 모레이 버그헤드 요새에서 발견된 독특한 형태의 반지 <사진=애버딘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교수는 "반지는 무려 1000년 이상 땅에 묻혀 있었음에도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창조적인 구조는 전혀 뒤틀리지 않았다"며 "픽트인의 반지가 발굴되는 경우는 아주 드물어 이 유물은 버그헤드가 픽트인에게 중요한 장소였음을 보여주는 유력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반지가 잠들었던 요새는 모레이의 작은 마을 버그헤드의 요충지에 지어졌다. 역사학자들은 이곳이 픽트인의 초기 전력 중심지 중 하나였고 9세기까지 왕국과 함께 번영했다고 본다. 다만 이곳에 대한 역사가 전무하다시피해  대부분 가설일 뿐이다.

막 발굴했을 당시의 반지 <사진=애버딘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반지야말로 버그헤드 요새가 픽트인의 거점임을 보여준다는 입장이다. 강대한 부족으로 전해지는 픽트인이 버그헤드 요새와 같은 요충지를 여럿 짓고 문화, 경제, 정치적 번영을 누렸다고 판단했다.

고든 교수는 "픽트인은 켈트어를 사용한 점, 지배하던 몇몇 왕들의 이름이 알려진 점을 제외하면 대부분 베일에 가려진 민족"이라며 "최근 3년간 발굴 조사에서 나온 이들의 물건은 뛰어난 금속 가공 기술의 결과물로 픽트인들의 수준을 가늠하게 한다"고 전했다.

애버딘대학교 연구팀이 발굴 작업을 토대로 재구성한 버그헤드 요새의 3D 복원도 <사진=애버딘대학교 공식 홈페이지·Alice Watterson>

이어 "이들의 매력적인 유물이 많이 발굴된 버그헤드 요새는 한때 번성한 픽트인들의 권력의 중심지였음을 시사한다"며 "반지의 정교한 디자인은 지위가 높은 인물을 위해 만들어진 것임을 보여주며, 버그헤드가 권력자 중에서도 엘리트의 거점이었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버그헤드 요새를 전부터 주목해온 연구팀은 전성기 시절의 복원도도 완성했다. 고든 교수는 "픽트인이 실존하던 시대의 요새는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화려하고 튼튼했을 것"이라며 "반지를 통해 픽트인의 기술과 자존심에 대한 상상은 확신이 됐다"고 언급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