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을 이용해 얼린 장기를 안전하게 해동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아직 인간의 장기에 적용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우주개발이나 불치병 치료를 위한 인공 동면 기술에도 응용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렸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생화학 연구팀은 미국 화학학회(ACS) 온라인 논문 아카이브에 최근 낸 실험 보고서를 통해 미세한 자력을 이용, 냉동한 장기를 급속하고 안전하게 해동하는 방법을 발표했다.

장기의 냉동 보존은 기본적으로 장기 이식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다. 아울러 미래에 인간이 먼 행성으로 여행하게 되거나 현재 의술로는 살리지 못하는 환자의 추후 치료를 위한 인공 동면에도 활용될 수 있다.

장기를 냉동하면 해동 시 조직이 망가져 쓸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사진=pixabay>

현재 환자에 이식되는 장기는 냉장 보존된다. 다만 이 방법으로 보존 가능한 시간은 매우 짧다. 학자들은 장기를 얼렸다 해동하는 방법을 오래전 떠올렸지만 해동 시 조직이 망가지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때문에 냉동 기술뿐만 아니라, 조직을 파괴하지 않는 해동 방법의 개발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자성 나노입자(magnetic nanoparticles, MNPs)를 이용한 실험을 거듭해 냉동 장기를 빠르고 안전하게 해동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자성 나노입자는 쉽게 말해 상당히 미세한 막대자석으로 교류 자기장에 노출되면 열을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험을 주도한 리우상모 연구원은 "자성 나노입자를 이용하면 영하 50℃의 냉동 장기를 급속하게 해동할 수 있다"며 "다만 자성 나노입자가 불균일하게 분포되면 그 밀도가 큰 부위에서 지나치게 높은 열이 발생하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실험실에서 배양한 사람 피부 섬유아세포 등을 이용해 냉동 장기를 안전하게 해동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그림은 자성 나노입자를 이용한 신기술의 개요도 <사진=캘리포니아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이어 "이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일단 자성 나노입자를 교류 자기장에 노출시켜 온도를 높여 융점 부근에 도달하도록 기다렸다'며 "융점에 다다른 자성 나노입자는 다시 정자장에 노출시켜 지나친 가열이 일어나지 않게 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실험에 이용한 장기는 배양한 사람 피부 섬유아세포 및 돼지 경동맥이었다. 이 기술을 살아있는 사람에 적용하기는 시기상조지만 문제나 단점을 계속해서 보완하면 SF 영화 속 인공 동면이 그다지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닐 수 있다고 연구팀은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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