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약 1200㎞를 내는 차세대 교통수단 하이퍼루프(Hyperloop)를 연구하는 유럽 스타트업이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개발 중인 하이퍼루프는 이론 상의 속도나 안정성에 도달하려면 멀었지만 실현 가능성이 하나둘 확인되는 상황이다. 

네덜란드 업체 하르트 하이퍼루프는 17일 공식 SNS를 통해 420m 길이의 튜브 내부를 캡슐이 부유해 이동하는 테스트가 최근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캡슐이 낸 속도는 시속 약 29㎞였다.

이 업체는 네덜란드 초고속 열차 관련 시설 유러피언 하이퍼루프 테스트 센터(European Hyperloop Test Centre) 지하 튜브에 자체 개발한 캡슐을 넣고 시험 주행에 나섰다. 이번 테스트의 주된 목적은 캡슐을 띄우고 안정적으로 이동시키는 것이었다.

하르트 하이퍼루프의 사업 개념도. 태양광으로 발전하고 주변 자연은 그대로 보존하는 원래 개념을 잘 표현했다. <사진=하르트 하이퍼루프 공식 홈페이지>

회사 관계자는 "차세대 이동 수단인 하이퍼루프는 거의 음속으로 이동하는 것이 원래 아이디어이며 우리의 궁극적 목표"라며 "이번 주행에는 사람이 타지 않았고 시속은 약 29㎞에 불과했지만 하이퍼루프가 실현 가능하다는 사실은 분명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하이퍼루프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53)가 2013년 처음 제안했다. 거의 진공 상태인 튜브 안을 자기장으로 추진력을 얻는 캡슐(열차)이 고속으로 이동하는 것이 핵심이며, 여기 필요한 전력은 태양광 발전으로 해결한다. 하르트 하이퍼루프는 일론 머스크가 2017년 주최한 공모전에서 우승한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교 학생들이 창업했다.

회사 관계자는 "빠르고 안전한 이동 수단으로서 하이퍼루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직 복잡한 퍼즐을 조합해야 한다"며 "이번 실험 결과를 기초로 보다 뛰어난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뭣보다 정부나 공공기관, 민간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버진그룹이 추진하던 하이퍼루프원. 2022년 사업을 중단했다. <사진=하이퍼루프원 공식 홈페이지>

이 관계자는 "하이퍼루프의 실현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발 앞선 기술로 업계를 주도하던 영국 버진그룹 산하의 하이퍼루프원은 수년간 노력을 기울였지만 지원이 끊어져 지난해 해체됐다"며 "최근 몇 년간 악화한 자금 사정이 프로젝트를 단념한 주된 이유였다"고 아쉬워했다.

하이퍼루프 기술은 서로 명칭은 다르지만 거의 비슷한 형태로 각국에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정부 지원이 가장 확실한 중국은 2023년 말과 올해 초 시험 주행에서 시속 623㎞를 찍었다고 주장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하이퍼튜브는 예비타당성 조사 단계에서 학계와 정부 기관 등의 줄다리기가 길어지며 사실상 개발이 멈춘 상황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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