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에드푸 신전 복구 작업에 눈길이 쏠렸다. 현장에서는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이집트 상형문자가 발견돼 관심이 집중됐다.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 고고학 연구팀은 20일 공식 채널을 통해 현재 진행되는 에드푸 신전의 복원 작업 중간 보고서를 공개했다. 발굴과 복구가 동시에 진행되는 에드푸 신전에서는 화려한 조각과 금박을 입힌 장식품, 사제가 남긴 다양한 기록이 나왔다.

뷔르츠부르크대 고고학자 빅토리아 알트만 웬들링 교수는 "상이집트에 축조된 에드푸 신전은 가장 보존 상태가 좋은 유적 중 하나"라며 "이집트 주요 신 호루스를 모신 에드푸 신전은 신성한 의식이 행해지던 곳으로, 4년 차에 접어든 복원 작업을 통해 고대 이집트의 많은 면들을 새롭게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에드푸 신전 곳곳의 벽체를 복원해 건물 전체에 그려진 다양한 그림이나 문장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집트 관광유물부 산하 고고학 최고 평의회(SCA)는 뷔르츠부르크대와 손을 잡고 2021년부터 공동 작업을 진행 중이다.

복구 작업이 한창인 이집트 에드푸 신전. 벽체의 화려함이 여타 신전과 수준이 다르다. <사진=SCA·뷔르츠부르크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빅토리아 교수는 "그간 작업을 통해 우리는 에드푸 신전의 벽이나 기둥에 그려진 고대 부조가 선명한 청색 도료로 채색됐음을 알아냈다"며 "곳곳에 그려진 인물상은 금박이 입혀져 상당히 호화롭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드푸 신전을 드나들던 사제들은 고대 이집트 민중문자로 알려진 상형문자 데모틱으로 여러 문서를 작성했다. 일부 문서는 처음 보는 상형문자였다"며 "신전의 지성소 내벽의 새똥과 검댕 등을 제거하자 커다란 벽화의 일부와 금장식품, 문장, 신들을 그린 비문 흔적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에드푸 신전 곳곳이 금으로 장식된 점에 주목했다. 신전에서 나온 문헌에서도 신들의 육체가 금으로 이뤄졌다는 기록이 여럿 확인됐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기둥이나 오벨리스크를 장식할 때 색이 선명한 도료나 금을 썼는데, 대부분 세월이 지남에 따라 퇴색해 현재 거의 남지 않았다.

에드푸 신전 내부에서 확인된 화려한 벽화 일부 <사진=SCA·뷔르츠부르크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SCA 부문장 아이만 애쉬마위 박사는 "이번에 발견된 비문 일부는 신전 벽체 대부분이 금 도금한 구리로 된 금속박으로 덮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어떤 이집트 신전도 이만큼 많은 금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복구 작업에서 확인된 수많은 데모틱 문서들을 해독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사제들의 일상적 기록, 호루스 신에게 바친 기도 등 내용은 각양각색"이라며 "많은 발견은 종합적으로 고대 이집트의 생활과 문화, 종교, 관습에 대한 깊은 이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학계는 이번 작업으로 에드푸 신전의 존재감이 상당히 커졌다고 평가했다. 다른 이집트 신전과 비교되지 않는 화려함은 물론 양호한 보존 상태, 다양한 기록과 그림은 학자들이 그간 간과한 에드푸 신전의 가치를 높여줄 것으로 학자들은 전망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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