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이 13년째 운용 중인 화성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의 원통형 금속 바퀴에서 커다란 구멍과 수많은 균열이 확인됐다. NASA는 작동은 가능하다고 보고 일단 운용을 지속하는 한편, 기체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27일 공식 채널 및 유튜브를 통해 화성을 탐사 중인 큐리오시티의 바퀴 6개 중 일부에 크고 작은 구멍과 균열이 생겼다고 발표했다.
2012년 화성 게일 크레이터에 착륙한 큐리오시티는 지금까지 약 32㎞를 주행하며 묵묵히 미션을 이어왔다. 그 사이 화성의 거친 지형 탓에 알루미늄 바퀴에 조금씩 대미지가 쌓였고, 최근에는 큼직한 구멍이 뚫린 것으로 NASA 운용팀은 판단했다.
큐리오시티 팀 관계자는 "NASA는 큐리오시티의 로봇 팔에 탑재된 MAHLI(Mars Hand Lens Imager) 카메라를 이용해 정기적으로 6개의 바퀴를 점검하고 있다"며 "최근 촬영한 사진에서 새로운 큰 구멍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어 "큐리오시티의 바퀴는 각각 지름 약 50㎝로 모두 알루미늄을 가공해 만든 것"이라며 "옆으로 미끄러지는 것을 막도록 V자 트레드가 들어간 바퀴는 일정한 내구력을 갖췄지만 바위나 모래투성이 화성을 계속 이동하며 손상이 계속됐다"고 덧붙였다.
NASA에 따르면 큐리오시티는 미션 1년여 만에 바퀴에 구멍이 났다. 다만 이번처럼 심각하게 파손된 적은 없었다. 큐리오시티의 바퀴 마모 속도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빠른 점에서 NASA는 최대한 거친 경로를 피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거르는 등 대책을 고심 중이다.
큐리오시티 팀 관계자는 "아직 몇 년간 수명이 남았다고 생각되지만 가능한 바퀴의 마모를 줄여야 한다"며 "인사이트처럼 태양광 발전 패널이 화성 모래폭풍에 뒤덮여도 문제지만 바퀴가 망가지면 장비의 임무는 그대로 끝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잉과 록히드 마틴이 약 25억 달러(약 3조2800억원)를 들여 공동 개발한 큐리오시티는 2018년 화성 암석에서 유기화합물 흔적을 검출했다. 2021년에는 화성 지층을 분석해 수십억 년 전부터 이 행성의 기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여줄 중요한 단서들을 잡아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