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생명체의 흔적을 품은 이른바 성역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태고의 화성은 지구와 환경이 비슷한 것으로 여겨지며 이 때문에 많은 학자들이 생명체의 발자취를 조사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아디티야 쿨러 박사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로 인해 화성의 얼음 아래에 생물의 존속에 적합한 환경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결론 내렸다.

화성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태양계의 골디락스 존(해비터블 존), 즉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영역에 위치한 행성이다. 다만 수십억 년 전 자기가 사라지면서 대기가 태양풍에 날아가고 말았다.

화성 내부에는 특정 조건에 따라 생명체 흔적을 간직한 장소들이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NASA JPL 공식 홈페이지>

대기가 희박해진 결과 화성에는 치명적인 자외선이 쏟아졌고 지표면에서 생명체가 살아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화성에는 오존층이 없기 때문에 지구에 비해 유해한 자외선이 최소 30% 많이 유입된다.

아티디야 박사는 "화성에서 생명체가 광합성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티끌을 머금은 얼음 내부일 것으로 추측된"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화성에 있는 얼음의 불순물 함량과 구조를 분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티끌 등 불순물을 함유한 화성 얼음은 지독한 자외선으로부터 내부를 보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얼음 속 불순물이 많으면 태양광이 지나치게 차단되는데 티끌이 0.01~0.1%인 얼음은 깊이 5~38㎝, 보다 깨끗한 얼음은 2.15~3.10m에 해비터블존이 형성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과거 지구와 환경이 비슷했던 화성은 생명체의 흔적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어 탐사와 연구가 활발하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에서 화성 중위도에 있는 티끌이 많은 얼음 속에는 광합성에 필요한 태양광과 물이 존재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아티디야 박사는 "화성의 얼음 밑에 생명이 존재한다는 이론은 지구의 사례를 통해 어느 정도 뒷받침되고 있다"며 "알래스카 등 빙하에서 티끌이나 조류가 형성한 입자가 태양광을 흡수하고 그 열에 얼음이 녹아 생명이 번영하는 크라이요코나이트 홀(cryoconite holes)이 형성되는 것이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박사는 "화성에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고 해서 실제로 그곳에 외계 생명체가 있다거나 과거에 있었음을 분명히 보여준 실험은 아니다"면서도 "화성 중위도에서 지표에 노출된 얼음이 발견된 사실은 향후 생명체 탐사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향후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 천체물리학자들과 협력해 화성 티끌을 포함한 얼음의 융해에 관한 보다 고도화된 시뮬레이션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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