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가 초음파를 이용해 입자를 조종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제다이가 사용하는 포스와 마찬가지로 쥐가 발휘할지 모를 미지의 능력에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미국 뉴욕대학교 에두아르도 메르카도 박사 연구팀은 18일 낸 조사 보고서에서 쥐는 영화 '스타워즈'의 제다이처럼 접촉 없이 보이지 않는 힘으로 물질을 조작하는 능력을 지녔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이 파악한 쥐의 포스의 정체는 초음파다. 쥐는 인간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초음파는 지금까지 이성을 끌어당기는 구애의 수단 정도로 여겨져 왔다.
메르카도 박사는 "이번 연구에 의하면, 쥐는 초음파 목소리로 입자를 조종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쥐가 훨씬 냄새를 잘 맡을 수 있게 돼 생존에 큰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박사는 "쥐는 초음파로 주위의 먼지나 입자를 흔든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며 "그렇게 함으로써 냄새와 관련된 성분을 집중시킬 수 있는 쥐는 주변 냄새를 잘 맡게 돼 보다 능률적인 생존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발견한 능력은 다른 어떤 동물에서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메르카도 박사는 "우리 연구팀은 원래 혹등고래의 초음파를 오래 조사해 왔다"며 "초음파 학회에서 혹등고래 외의 동물의 초음파 발표를 접할 수 있었는데, 쥐의 경우 구애라고 생각하기에는 부자연스러운 점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이 시점에서 혹등고래 대신 쥐를 집중 관찰한 연구팀은 초음파를 내는 것은 냄새를 맡고 주위를 탐색하기 직전임을 알게 됐다. 메르카도 박사는 "우연일 수도 있지만 두 가지가 기능적으로 연관됐을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사실 진동음향 분야에서 초음파를 사용해 공기 중 입자를 모으는 기술이 있고, 만약 쥐가 이를 이용한다면 페로몬 등 화학물질을 모아 냄새를 맡기 쉬워질 것"이라고 추측했다.
지금까지 쥐의 목소리는 인간의 의사소통이나 사회적 행동, 우울증이나 조현병 같은 감정처리의 문제, 심지어 파킨슨병이나 자폐증을 이해하는 연구모델로 이용돼 왔다. 여기에 이번에 제기된 연구팀 가설이 맞는다면 기존 연구가 근본부터 뒤집힐지 모른다고 연구팀은 예상했다.
메르카도 박사는 "진화 측면에서 보면 주의나 기억 같은 고도의 인지 능력은 후각을 이용해 주위를 탐색하는 것으로 진화가 촉진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쥐의 새로운 후각 능력을 이해하는 것은 고도의 인지 능력이 발달하는 계기를 알아내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