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으로 화려하게 빛나는 고대 절지동물의 화석이 미국에서 발굴됐다. 약 4억5000만 년 전 서식한 것으로 보이는 이 생물은 정작 살아있을 때 몸 색깔이 황금색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고생물학자 루크 패리 박사 연구팀은 지난달 말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낸 조사 보고서에서 고대 절지동물 로만쿠스 에지콤베이(Lomankus edgecombei)의 화석을 소개했다.

연구팀이 분석한 로만쿠스 에지콤베이는 우연히 황철석 안에서 화석이 되면서 황금색을 띠게 됐다. 황철석은 겉보기에는 금과 흡사하지만 성분은 크게 달라 흔히 바보의 금(fool's gold)으로 불린다.

미국 뉴욕 롬에 자리한 비처스 베드 지층에서 나온 로만쿠스 에지콤베이의 화석(위). 아래는 3D 이미지화한 결과물 <사진=옥스퍼드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루크 패리 박사는 "약 4억5000만 년 전 생존한 로만쿠스 에지콤베이는 고대 절지동물로 지금은 멸종된 생물"이라며 "황철석 안에서 화석이 된 덕에 아름답고 인상적인 황금빛을 띠는 로만쿠스 에지콤베이는 보존 상태가 극히 좋아 당장 일어날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화석이 발견된 곳은 고생물 표본이 많은 미국 뉴욕 롬에 자리한 일명 비처스 베드(Beecher’s Bed)라는 지층"이라며 "분석 결과 로만쿠스 에지콤베이는 절지동물로 현생종 투구게나 거미와 먼 친척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CT 스캔을 통해 로만쿠스 에지콤베이의 3D 이미지를 만든 연구팀은 고대 절지동물의 독특한 해부학적 구조를 밝혀냈다. 그 결과 로만쿠스 에지콤베이는 커다란 부속지를 가진 협각류의 일종 메가케이라(megacheiran)와 연관성도 찾아냈다. 부속지는 몸의 겉면에 드러난 변형된 감각기관을 말한다.

아티스트가 그린 로만쿠스 에지콤베이 <사진=Xiaodong Wang·커런트 바이올로지 공식 홈페이지>

루크 패리 박사는 "절지동물은 지구상의 어떤 동물 그룹보다 종류가 많은데, 그 비결 중 하나가 다용도로 사용되는 부속지"라며 "절지동물들은 스위스 군용 칼 마냥 다목적 부속지를 이용해 여러 어려움을 극복해 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박사는 "로만쿠스 에지콤베이의 화석 분석에서 우리는 커다란 부속지로 주변 상황을 감지하고 사냥감을 찾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며 "이 화석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정보도 풍부한 매우 희귀한 표본"이라고 평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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