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생명체 존재 가능성으로 주목받는 유로파의 얼음층 두께는 20㎞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로파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가 오는 2034년부터 탐사를 예정한 목성의 위성이다.

미국 퍼듀대학교 행성과학자 와키타 시게루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유로파 표면에 형성된 주요 크레이터의 형태 및 충돌 시뮬레이션을 통해 얼음층의 대략적인 두께를 알아냈다고 22일 발표했다.

직접 관측하기 어려운 먼 천체의 지표면 두께 등 세부 구조는 충돌로 형성된 지형을 통해 추측한다. 연구팀은 NASA의 '주노(Juno)' 탐사선이 촬영한 유로파 지형 사진과 컴퓨터 충돌 시뮬레이션을 통해 커다란 다중 링 분지(multi-ringed basin)의 얼음 두께가 약 20㎞라고 결론 내렸다.

유로파 표면의 다중 링 분지를 만든 천체 충돌의 상상도 <사진=NAOJ·Brandon Johnson>

와키타 연구원은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제기된 유로파는 얼음층 표면 및 내부 바다의 물질들이 어떻게 순환하는지, 또 혜성과 같은 외부 천체가 얼음층을 통해 내부 바다로 공급될 가능성이 있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여기서 중요한 정보는 얼음층 두께인데, 유로파는 관측 정보가 적어 지금껏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었다"며 "'주노'가 관측한 유로파 표면의 다중 링 분지 두 군데의 사진과 충돌 시뮬레이션을 조합했다"고 덧붙였다.

유로파는 물론 칼리스토 등 목성 위성에서 확인된 다중 링 분지는 동심원 구조가 연속되는 특이한 크레이터다. 이런 지형의 형성 과정을 알아내면 얼음층의 두께는 물론, 천체 내부의 구조를 알 수 있다고 학자들은 보고 있다.

1979년 보이저 1호가 촬영한 목성 위성 칼리스토의 멀티 링 분지 <사진=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일본 국립천문대(NAOJ)가 천체 충돌 시뮬레이션에 활용하는 'iSALE' 장비를 이용해 유로파의 다중 링 분지 형성 과정을 알아봤다. 그 결과, 이 정도의 다중 링 분지가 만들어지려면 적어도 두께 20㎞의 얼음층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로파의 모든 얼음층 두께가 이 정도는 아니겠지만, 특이한 분지의 구조는 알아냈다고 연구팀은 의미를 부여했다.

와키타 연구원은 "유로파의 다중 링 분지 얼음층 추정치는 여러 차례의 충돌 시뮬레이션 결과와 대체로 들어맞았다"며 "보다 얇은 얼음층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에도 비슷한 구조의 크레이터가 발생할 수 있음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유로파는 두꺼운 얼음 표면 아래에 광활한 바다를 품은 것으로 생각된다. NASA는 오는 2030년 '유로파 클리퍼'를 발사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큰 유로파의 면면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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