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이용, 동물의 표정에서 감정을 읽어내는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동물의 표정을 통해 심신의 상태를 파악하면 질병의 조기 치료나 사육 방법의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학계는 기대했다.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수의과대학교 루도비카 카이아바시니 교수 연구팀은 15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AI를 이용한 염소의 감정 해독 실험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이런 실험을 기획한 것은 동물의 아픔이나 감정을 조기에 알기 위해서다. 동물은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통증이나 질병의 징후를 사람이 제때 알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동물을 대상으로 사람처럼 정기검진을 실시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루도비카 교수는 "동물이 아플 때는 울음소리를 내던가 밥을 먹지 않는데, 실제로 어느 정도의 통증을 느끼고 있는지 측정하기 어렵고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한다"며 "AI는 단점도 있지만 패턴 인식 분야에서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므로 동물의 표정을 읽을 수 있다고 봤다"고 전했다.
이어 "실제로 챗(Chat)GPT는 기본적으로 많은 예문을 정밀하게 조사해 논리적인 문장을 생성하는 것이 특기"라며 "구글 렌즈에 고양이 이미지를 입력하면 고양이의 특징을 모두 추출해 수백만 개의 유사 이미지를 찾아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동물의 통증을 표정을 보고 판단해 온 수의사들의 수십 년 치 경험을 AI 알고리즘에 도입했다. 몸이 아파 통증을 느끼는 염소와 건강한 염소 총 40마리의 표정을 일일이 촬영하고 그 정보를 인공지능 모델에 추가 입력해 표정 만으로 통증을 구별하는지 테스트했다.
루도비카 교수는 "알고리즘이 염소의 표정에서 통증을 읽어내는 정확도는 62~80%로 정확도를 높이려면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동물의 통증을 사람의 직감에 의존하지 않고 쉽고 정확히 검출한다면 동물 복지가 향상되고 수명 연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