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유령처럼 하얀 옥시노투스속(Oxynotus) 상어의 백변증(leucism)이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 이번에 확인된 개체는 옥시노투스 센트리나(Oxynotus centrina)로, 우리말로는 모난꺼끌상어(출처 한국해양수산개발원)라고 부른다.
국제 상어 연구단체 아드리아(ADRIA) 연구팀은 22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알바니아 앞바다에서 어선에 낚인 심해종 모난꺼끌상어를 소개했다. 백변증은 상어에서 좀처럼 드물며, 심해종인 옥시노투스속에서는 세계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ADRIA 수생생물 전문가 안드레아 마틴 연구원은 "상어라면 날렵한 주둥이가 특징이지만 옥시노투스속은 커다란 콧구멍 때문에 돼지머리가 붙은 상어로 통한다"며 "모난꺼끌상어는 1985년 일본 학자 야노 카즈나리 교수가 처음 발견한 오로시자메의 희소 동료로 비늘이 보통 상어와 달리 강판처럼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난꺼끌상어는 노르웨이에서 남아프리카에 걸친 대서양 동부에 분포하며 최대 600m 깊이에 머무는 심해종이라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며 "멸종이 우려될 정도로 개체가 적은데 백변증을 가진 것은 학계에 보고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모난꺼끌상어는 암갈색이 대부분이다. 이번에 확인된 개체는 백변증 탓에 몸이 전체적으로 하얗고 투명해 유령을 떠올리게 한다. 몸이 흰 변종은 색소가 완전히 소실된 백색증(albinism), 즉 알비노가 널리 알려졌으며 백변증과는 유전적·생리학적 구조가 다르다.

안드레아 마틴 연구원은 "알비노 개체는 세포의 멜라닌 색소가 완전히 손실된 탓에 피부는 백색이나 황색을, 눈은 붉은색을 띤다"며 "백변증은 부분적으로만 색소를 잃어 알비노만큼 하얗지 않고 눈동자도 검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보통 모난꺼끌상어는 빛이 거의 닿지 않는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몸이 암갈색 또는 더 진한 검은색"이라며 "이번에 발견된 개체는 유령처럼 희미한 하얀 몸에 회색 반점이 특징으로 건강에 문제는 없었다"고 언급했다.

백변증 또는 백색증으로 몸이 희게 변한 개체는 포식자 눈에 잘 띄어 생존율이 떨어진다고 여겨져 왔다. 다만 이번 모난꺼끌상어의 경우 몸에 이상도 없고 성체까지 잘 자라 기존 학설이 틀렸을 가능성을 연구팀은 떠올렸다.
일반적으로 색소 이상 개체는 동물 전반적으로 드물며, 백변증보다는 백색증이 더 희귀하다. 상어의 경우 백변증 기록이 거의 없고, 특히 심해종은 단지 15개 연구 사례 밖에 학계에 전해지지 않았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