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마주하는 아름다운 자연은 지친 심신에 에너지를 주고 스트레스를 완화해준다. 최근 연구에서는 대자연의 사진이나 영상 만으로도 같은 효과를 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오스트리아 빈대학교가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1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소개했다.

연구팀은 대자연을 접하면 일어나는 우리 몸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기능적자기공명영상(fMRI) 장비를 이용해 실험을 실시했다. 물리적인 통증에 시달리는 피실험자들을 모은 연구팀은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과 실내 전경, 도시 풍경 등 세 가지 이미지를 보게 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의 영상이나 사진을 보면 통증이 경감되는 이유가 밝혀졌다. <사진=pixabay>

이때 각 피실험자의 뇌 기능을 fMRI로 들여다본 연구팀은 자연 풍경 이미지를 접한 피실험자의 겨우 통증과 관련된 뇌 영역 활동이 크게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피실험자 본인도 통증 완화를 느꼈다고 답했다.

대자연을 사진과 영상으로 접하는 것만으로 통증이 가벼워진 이유는 뇌 구조다. 연구팀 관계자는 “인체의 통증 처리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며 “통증은 여러 조각으로 만들어진 퍼즐과 같다. 뇌는 다양한 통증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증에 대한 감정적 반응, 즉 단지 아플 뿐만 아니라 그것 때문에 힘들다고 느낄 때 인간의 고통은 커진다”며 “그냥 물인데 의사가 효과가 있다고 하면 정말 잘 듣기도 한다. 이런 플라시보 효과는 대자연 이미지에도 있다”고 덧붙였다.

뇌 기능을 이용한 통증 완화는 약물에 의한 것보다 부담이 덜하다. <사진=pixabay>

자연 속에 있으면 신체적인 통증이 완화된다는 보고는 전에도 있었지만 이유는 명확하지 않았다.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세부적으로 관찰한 이번 연구를 통해 사람의 뇌는 자연 영상을 접하면 삶의 감각 신호를 처리하는 방식 자체가 변화하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팀 관계자는 “대자연 영상을 보면서 뇌의 통증 처리가 바뀌고 통증의 근원이 되는 자극 자체가 약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이를 응용하면 다양한 고통으로 신음하는 이들에 효과적인 통증 치료법이 개발될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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