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발달하는 인공지능(AI) 탓에 매년 대량의 전자 쓰레기가 만들어진다는 지적이 학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전자 쓰레기란 첨단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동원되는 하드웨어 폐기물을 의미한다.

중국과학원은 25일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생성형 AI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데이터 전송 및 보존을 위한 소비전력이 급증하는 한편, 중앙처리장치(CPU)나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등 주요 하드웨어의 폐기 사이클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챗GPT나 미드저니 같이 문장 또는 그림을 만들어내는 생성형 AI는 소비전력 증가는 물론 스토리지(저장장치)나 CPU, 그래픽카드를 구성하는 GPU(graphics processing unit) 같은 주요 하드웨어의 폐기물을 산더미처럼 만들어내고 있다.

엄청나게 빠른 AI의 발달로 CPU나 GPU, 스토리지 등 전자 쓰레기가 다량 발생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생성형 AI의 대두에 의한 전력수요 급증은 이전부터 문제가 됐고 세계 데이터 센터가 소비하는 전력은 2026년까지 일본 전체의 1년 소비 전력과 맞먹을 것"이라며 "구글이나 메타의 데이터 센터가 소비하는 전력이 너무 많아 폐쇄 예정이던 미국의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생성형 AI의 관리에 필요한 전력에만 치중한 나머지 여기서 초래되는 전자 쓰레기의 영향은 제대로 검토되지 않고 있다"며 "생성형 AI 실행에는 물리적인 데이터 저장 장치 외에도 계산을 처리하기 위해 고성능 CPU나 GPU 및 기타 구성 요소가 사용되는데 이러한 하드웨어 수명은 신제품이 계속 등장하며 극히 짧아졌다"고 덧붙였다.

중국과학원에 따르면, 2020~2030년 생성형 AI가 만들어내는 전자 쓰레기의 양은 총 120만~500만t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2030년에는 1년 만에 최대 250만t의 전자 쓰레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중국과학원은 예상했다.

고성능 GPU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채굴이 유행하던 2017년부터 수요가 급증했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는 지구상에서 연간 수천만 t이나 발생하는 전자 쓰레기 문제가 생성형 AI의 발달로 더 심각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전자 쓰레기는 지금도 너무 많고 부적절하게 폐기돼 토양과 물이 오염되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중국과학원은 생성형 AI를 구성하는 하드웨어 설계의 혁신이 전자 쓰레기를 줄일 것으로 기대했다. 조사 관계자는 "생성형 AI를 다루는 기업은 하드웨어 유지보수 및 업데이트를 실시하고, 오래된 하드웨어를 보다 부하가 낮은 애플리케이션에 사용해 수명을 늘려야 한다'며 "이런 노력으로 전자 쓰레기의 양을 최대 86%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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