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가운데, 산타클로스의 기원으로 생각되는 성인의 얼굴상이 복원됐다. 풍성한 수염에 인자한 표정으로 친숙한 산타클로스는 로마 대주교 성 니콜라스(성 니콜라오 또는 성 니콜라오스라고도 함)가 실제 인물로 추측돼 왔다.

브라질 디자이너 키케로 모라이스는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성 니콜라스의 얼굴을 법의학에 입각해 복원한 샘플을 공개했다. 키케로 모라이스가 재현한 성 니콜라스는 대중에 익숙한 산타클로스처럼 푸근한 표정이 인상적이다.

키케로 모라이스는 기독교 성인으로 잘 알려진 성 니콜라스를 연구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복원 작업에 나섰다. 특히 1950년대 성 니콜라스 전문 연구기관(Centro Studi Nicolaiani)을 개설한 해부학자 루이지 마르티노의 자료를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브라질 3D 디자이너가 복원한 성 니콜라스의 얼굴 <사진=키케로 모라이스 인스타그램>

루이지 마르티노는 이탈리아 바리에 자리한 성 니콜라스의 무덤에서 나온 유골을 분석해 많은 자료를 남겼다. 유골의 주인은 70세 이상 남성으로 판명됐는데, 75세 전후에 세상을 떠난 성 니콜라스의 기록과 사망 시점이 대체로 일치했다.

키케로 모라이스는 "유골이 진짜 성 니콜라스라는 전제 하에 두개골을 3D로 스캔하고 복원에 나섰다"며 "통계적 투영법을 사용해 얼굴 윤곽을 추적하는 동시에 다양한 초상화나 기록을 바탕으로 고증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얼굴 윤곽 추적 작업에는 최신 기술인 해부학적 변형이 더해졌다. 두개골의 세부 데이터를 망자가 살아 있던 당시의 것으로 복원하기 위한 최적의 기술"이라며 "최종적인 얼굴은 해부학적 및 통계학적 일관성을 최대한 추구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산타클로스. 온화한 표정에 흰 수염, 불룩한 배가 특징이다. <사진=pixabay>

완성된 성 니콜라스는 너부데데한 얼굴에 표정이 푸근해 대중에 익숙한 산타클로스와 닮았다. 키케로 모라이스는 "산타클로스의 현재 이미지를 결정한 미국 시인 클레멘트 클라크 무어의 1823년 시 '성 니콜라스의 방문(A visit from St. Nicholas)'에 묘사된 것과 놀라울 만큼 일치한다"고 전했다.

클레멘트는 시에서 성 니콜라스의 얼굴이 넓적하고 배가 둥글게 나왔다고 표현했다. 이에 더해 키케로 모라이스는 유골의 주인이 척추와 골반 관절염을 앓았고 편두통에 시달렸다고 봤다. 주로 채식을 했고 만년에 생긴 듯한 충치의 흔적도 확인됐다. 이는 기독교 박해 시절 추방돼 투옥된 성 니콜라스가 열악한 환경에서 병을 얻은 결과로 분석됐다.

산타클로스의 유래로 여겨지는 성 니콜라스는 270년경 현재 튀르키예에 자리한 로마제국 속주 마을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유년기에 부모를 잃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았는데, 이를 가난한 이웃이나 병자들에 나눠줘 성인으로 불렸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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