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온난화의 영향으로 일본과 중국의 쌀 품질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온 상승으로 인한 쌀의 품질 저하는 향후 더 심화돼 식량난을 가속할 가능성도 떠올랐다.
중국 산시사범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중국과 일본의 쌀 품질이 야간 기온 상승의 영향을 받아 장기간에 걸쳐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35년 넘는 기후 데이터를 들여다본 결과 이런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는 쌀의 품질을 나타내는 지표 중 완전미수율(head rice recovery, HRR)을 기준으로 했다. HRR은 정미 후 원래 길이의 4분의 3 이상을 유지하는 쌀알의 비율을 의미한다.

조사 관계자는 "중국 쌀의 평균 HRR은 약 62%로 10년마다 1.45%씩 낮아졌다"며 "일본은 평균 약 66%로, 특히 1996년부터 2010년 사이 10년간 무려 7.6%나 HRR이 저하됐다"고 전했다.
이어 "쌀 산지의 야간 평균 온도가 중국은 18℃ 이상, 일본은 12℃ 이상 높아지면 쌀의 품질이 나빠지기 시작한다"며 "고온에 의해 광합성 및 전분 축적이 어려워지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밤 시간대의 온도 상승은 일조량과 강수량, 낮 동안의 수증기압 부족보다 쌀 품질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중국이나 일본 모두 지리적으로 남부보다 북부 쌀의 품질이 높은 경향이 있으며, 이는 적도에 가까운 남부의 야간 온도가 더 빨리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관계자는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쌀의 품질 저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탄소 저배출 시나리오에서는 2020~2100년 일본은 0.5%, 중국은 1.5%의 저하가, 고배출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 이후 급격히 품질이 떨어져 중국은 2100년까지 5% 이상 쌀 품질이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는 기후변화가 식량안보, 사람들의 영양 상태, 경제적 안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온난화 속도를 늦추는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새로운 쌀 품종 개발이 시급하다고 연구팀은 역설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