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시성 진시황릉 병마용갱에서 고위급 인사의 전신상이 새로 발견됐다. 그간 진시황릉에서 출토된 고위급 인물의 등신대상이 손에 꼽을 만큼 희귀하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고고학 연구팀은 23일 낸 조사 보고서에서 진시황릉 병마용갱 2호갱에서 나온 새로운 전신상을 소개했다. 진시황릉 병마용갱에서는 2000개가량의 병사 등신대상이 출토됐는데, 고위층을 빚은 상은 극히 드물다.
조사 관계자는 "진시황릉 병마용갱에서 지금껏 나온 고위층 등신대상은 10개 안팎"이라며 "갑주를 두른 병사와 달리 고관대작으로 보이는 상들은 의상도 장식품도 모두 달라 이들이 특별한 존재였음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발견된 상은 색이 선명하고 머리 등에 정교한 장식품이 부착됐으며 양손을 몸 앞으로 깍지 끼고 어깨와 갑옷이 화려하다"며 "스타일이나 색채가 병마용갱이 만들어진 진 왕조의 미적 기호와 사회상을 잘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상이 단체가 아니고 2대의 전차, 3마리의 말, 2개의 호위 병사상과 함께 발견된 점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병마용 전체를 통솔하는 최고 장군일 가능성도 있어 상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내는 것이 과제라고 연구팀은 전했다.
특히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진시황 체제의 군 편성과 고관의 배치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진 왕조의 군사 지휘 체제나 전략을 반영한 점에서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귀중한 정보를 얻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중국 거장 장이머우(장예모, 74)의 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영화 '진용'(1990)으로 더 유명한 진시황릉 병마용갱은 1974년 중국 북서부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갱도 3개에 수많은 병사와 말, 마차 등신대상이 늘어서 고고학계를 놀라게 했다. 기원전 3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병마용갱은 모든 상이 점토를 구운 테라코타이며, 병사 얼굴이 모두 달라 세계 최대의 고고학적 발견으로 평가된다.
조사 관계자는 "발견된 지 50여 년이 지난 병마용갱에서는 2000여 개의 조각상이 발굴됐는데 최종적으로는 8000여 개가 될 것으로 추측된다"며 "중국 최초의 황제 진시황을 사후세계에서도 지키기 위해 마련된 병마용갱의 새 고관상은 중국 역사의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